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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시각이 예민해진 느낌이다. 보랏빛 하늘에도, 반짝이는 야경에도, 빛이 비치는 나뭇잎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한편으로는 인상주의적 회화를 머릿속에서 그려보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느낌들의 단편을 기록하는 이미지를 사진처럼 기억속에 새겨넣는다. 아름답다, 아름답다 하면서도 눈이 부시다. 그 예민한 감각들을 감당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
세상은 아름답지 않은 일로 가득차 있고, 인간도 언제나 아름다울 수는 없는 거다. 하지만 적어도 세상 일부분은 상당히 아름답고, 인간도 때로는 너무나 아름답다. 그런 감성들이 때로 조금씩, 조금씩 깨어나는 거다.
 The Walk. Lady with a Parasol, Claude Monet (1875)
흰 옷을 입은 숙녀.
그리고 모네.
그냥, 이런 느낌이 떠오른달까. 숨이 턱 막히는 모네. 그다지 말은 필요치 않을 것 같다. 하긴, 말로 무엇을 전달할 때, 새삼 표현력 부족을 느끼곤 한다. 글보다는 말로 무엇을 전달하는 것이 쉽지 않다.
걷는 것이 좋다. 분명히 다리와 허리가 아픈데, 그 아픔에 묘한 쾌감이 있다. 아니, 그 전에 걷는 것이 좋다. 보도의 풍경도, 가끔씩 마주치는 사람들도, 주변의 상점들도 즐겁다. 새로운 풍경을 향해 이미 시야에 들어온 풍경을 뒤로 하고 계속 걷는다. 그냥 이대로 쭉 걸어가고 싶다. 그냥, 그런 기분에 종로에서, 대학로에서 걸어서 집으로 향했던 적이 있는지도. 그런 느낌이 좋다. 말이 아니라 가슴으로 전해져오는.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 애니메이션에서는 신호등으로 등장인물의 감정변화를 표현하곤 한다. 어긋난 소통에는 적신호, 원활한 소통은 청신호. 보행자는 녹색불, 자동차는 빨간불. 그냥, 쨍한 느낌이었다. 두 가지의 원색이 겹쳐 예민한 시각을 자극한다.
기본적으로.
나는 즐겁게 살고 싶다.
뭘 하든 어느 정도의 자신감은 있다.
행동한 대로 받아들이고 들은 대로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훌륭한 생활방침에 밀려 진심이란 걸 잊은 건 아닐까.
그랬던 건 아니었을까.
울렁이는 마음 위에서 균형잡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 내 모습을 보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부끄러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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