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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에 해당하는 글(1) |
2014/11/16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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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없는 죽음은 없겠지만, 응급실에서 마주한 죽음들 중에서 유독 아이들의 죽음은 마음에 오래 남곤 한다. 파견 갔던 지방병원에서 마주했던 이미 차갑게 식어버린 유치원생 또래 아이의 육신은 마음 속에 쉽게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겼다. 앙상하게 말라버린 팔다리와 목에 박혀있는 기관내튜브는 그동안의 삶이 평탄하지 않았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어떻게 죽어버렸는지조차 알지 못했지만, 설사 짐작이 가더라도 그저 그 순간을 눈을 질끈 감고 지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는 세상에서 사라졌지만, 살아있는 사람들의 마음 속엔 어떤 흔적이 남았다.
두 돌이 채 되지 않은 아이가 급박하게 소리지르며 뛰어들어오는 아버지에 의해 침대로 옮겨졌다. 아버지가 잠깐 신경쓰지 못하는 사이에 순식간에 벌어진 사고. 피투성이가 된 머리에 의식불명, 맥박도 잡히지 않는 상태. 양손으로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뜨거워지는 눈시울을 참아내야 했다. 하던대로 침착하게 2분 간격으로 심장마사지 교대를 하고, 양 다리에서 혈관을 잡아 수액을 연결하고, 기관삽관을 시행하여 앰부백으로 산소를 공급하고, 에피네프린을 주사했다. 하지만 아이는 살아나지 못했다. 회복되기에는 너무나 큰 외상을 입은 탓이다.
피범벅이 된 아이의 몸을 알코올솜으로 닦아내면서 입 안에 강렬한 쓴 맛이 느껴졌다. 시트로 아이의 몸을 덮어놓았다가, 죽음을 기록하기 위해 심전도를 찍었다. 심전도에서 나타난 평평한 그래프는 아이의 심장이 완전히 멈춰버렸다는 것을 확인시켜주었다. 혈색이 돌던 아이의 몸과 얼굴에도 짙은 잿빛의 죽음이 드리워져 있었다. 울적한 날이었다. 강렬한 갈증이 엄습했다. 맥주 한 캔을 한번도 쉬지 않고 들이마시고야 말 것 같은 그런 갈증.
우리들의 마음에도 또하나의 자국이 남아버렸다. 남겨진 아버지는 울부짖기 시작했다. 아이의 시신은 시트에 덮혀있는 채로 여전히 침대 위에 놓여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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