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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치김치찌개'에 해당하는 글(1)

2007/07/17   [12] 네팔에 왔다면 포카라에 가라 (5)


[12] 네팔에 왔다면 포카라에 가라
2007/07/17 14:10 | Travel/티벳.네팔.인도.태국

2007. 1. 2 TUE POKHARA

오전에 느지막히 일어나서 적당한 식당에서 Continental Breakfast를 먹었다. 계란, 감자, 구운 토마토, 빵, 차 또는 커피. 그리고 자전거를 빌려서 큰 마트에 쇼핑하러 갔다. 하루에 60 NRs로 빌렸으니까, 1 USD가 조금 안 된다. 정말 이것에 비하면 숙박비는 싼 편. 카트만두도 그렇고, 포카라도 그렇고, 여행자들이 갈 만한 숙소가 정말 많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해서인지 가격수준이 낮은 것 같다. 비슷한 물가수준인 인도랑 비교를 해보면 확실히 그렇다.

어쨌든, 카트만두에는 큰 마트가 있다. 이곳에는 영국군에서 퇴역한 네팔 용병들이 많이 모여 살기 때문에 그 정도의 구매력이 존재하는 것 같더라. 물론, 서울 생각하면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쨌든 네팔에선 놀라울 정도로 잘 갖추어진 상점이다. 비누랑 휴지, 그리고 1L짜리 생수 한 박스(12병)를 사서 자전거에 싣고 돌아왔다. 당분간 생필품 걱정은 거의 없을 듯.

조금 있다가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한국식당을 겸하는 소비타네에 갔다. 네팔 아주머니가 한국요리를 배워서 하는 것 같았다. 제육덮밥이랑 꽁치 김치찌개, 신라면을 시켰는데 맛이 상당히 괜찮았다. 한국에 안 가보고도 이 정도 맛이 나다니, 대단했다.

출처: sobitane.cyworld.com

사랑하는 소비타네, Pokhara

소비타네 아주머니(출처: sobitane.cyworld.com)

꽁치김치찌개@소비타네

소비타네가 좋은 이유는 정말 많다. 우선, 한국음식을 비교적 제대로 만들고(심지어 한국인이 운영하는 '서울 뚝배기집'보다 훨씬 맛있다), 소비타네 아주머니가 정말 좋고, 포카라에 있는 한국 사람들의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다.

난 아주머니의 성실함과 배우려는 태도가 좋았다. 예를 들어, 전날 '홍금보네'에 갔을 때, 한국인으로서 외국인이 만든 한국음식, 그리고 식기 및 기타 세팅 등을 보면 말해주고 싶은 개선점들이 눈에 보인다. 하지만 홍금보 아저씨(홍금보를 닮았다;)는 '한국음식엔 젓가락을 주어야 한다', '밥은 접시(plate)가 아니라 bowl에 내어야 한다'등의 지적을 해주어도 듣는 둥 마는 둥. 이래서는 뭐 식당이 잘 될 수가 없지.

소비타네 가서 놀랐던 것이, 일단 모든 것이 너무나도 한국식에 맞게 되어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소비타네서는 Continental Breakfast를 먹어도 포크 대신 젓가락이 나온다(..) 그리고 우리가 어떤 개선점을 말해주었을 때 아주머니가 정말 열심히 귀담아 들으면서 어떻게 개선할지 생각하신다. 지금의 정말 맛있는 한국음식도, 지난 몇 년간 한국인들이 계속해서 개선점을 알려준 것을 반영해서 차근차근 향상시킨 것이라고 한다. 올해 들어서 이 정도로 훌륭한 맛이 나오게 되었다고. 한국 아주머니 중에도 소비타네 아주머니만큼 김치찌개를 맛있게 끓일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으리라. 게다가 한국에 한번도 가보지 않고 그렇게 훌륭한 김치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정말 놀라웠다. 현재 남편은 중동 어딘가로 돈 벌러 가셨다고 하던데, 소비타네 아주머니도 이대로 간다면 상당한 돈을 모으지 않을까. 성격도 정말 밝고, 따뜻하고, 유쾌하시다. 나도 이런 여자분을 아내로 맞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더라. 소비타네 아저씨, 참 복 받으셨다:)

점심을 먹고는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자전거를 가지고 나가 내일 렌트비를 미리 지불했다. 정사장님은 빨래할 대야를 사러 나가신다고 했고, 나는 포카라의 북쪽지역인 Old Pokhara에 가보고 싶어서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 일단 시장도 있고, 마을도 있는 Old Pokhara까지 가긴 했는데, 어두워져서 조금 곤란해졌다. 가로등도 없고,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으니까 모닥불이나 촛불 같은 것을 켜놓았다. 그래도 Lakeside는 여행자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이라 전기로 불을 켜지만, 이쪽은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머리에 헤드랜턴 달고 자전거를 탔다. 포카라 북쪽 끝까지 종주하고 돌아왔다.

호텔에 돌아와서는 호텔집 애들이랑 공놀이 하면서 조금 놀아줬다. 둘다 영어는 곧잘 하는데다, 작은 녀석은 케이블 TV의 힌디어 만화영화를 많이 봐서, 힌디어까지 할 줄 안다더라. TV를 보니까 무려 아리랑TV도 나오네(..) 와.. 나중에 차차 알게 되는 것이지만, 이 집 정말 잘 사는 집인 듯. 자동차는 현대 아토즈(현지 이름은 달랐는데, 뭐였더라)를 가지고 있었다. 내 기억으로는 우리 돈 3천만원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참 비싸다, 이 사람들 부자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2007. 1. 3 WED POKHARA

오전에 일어나서 소비타네서 Continental Breakfast를 먹었다. 소비타네 있던 한국인 네 분이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ABC, Annapurna Base Camp)까지 트레킹을 가신다고 해서, 정사장님이 그쪽 분들이랑 같이 트레킹을 가시기로 했다. 정사장님, 포카라 오니까 트레킹이 하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시더니만, 결국(..)

내일 떠나신다고 했기 때문에, 안나푸르나 입산 허가증(여기도 Permit)하고 포터 알아보시러 그쪽 일행과 남고, 나랑 서명누님은 계획대로 Mahendra Gufa(Cave)랑 Bat Cave를 보러 포카라 북쪽으로 향했다. 론리 플래닛에 보면 Lakeside에서 6 km 거리라고 나와있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서명누님이 계속 힘들어 하셔서 엄청 천천히 갔다. 거의 다 왔을 때쯤 서명누님은 결국 버스를 타고 가셨음. 무려 2시간 정도나 걸린 듯.

Mahendra Gufa 도착해서, 잔뜩 기대를 하고 들어갔는데 별 게 없었다(..) 가격은 10 NRs라 싸서 좋았지만, 자꾸 가이드 해주겠다고 달라 붙어서 귀찮았다.

Mahendra Gufa

Mahendra Gufa는 힌두교의 성지 중 하나인 것 같았는데 자세히는 모르겠다. 어쨌든, 이쪽은 인도인들이나 네팔인들이 주로 찾는다고 론리에 나와있었는데, 정말 이쪽 사람들만 많았다.

이것을 다 보고 Bat Cave로 이동. 약 3~400 m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 가는 길에 오프로드를 달리며 나무 하는 마을 사람들도 만나고 재미있었다.

Mahendra Gufa에서 Bat Cave로 가는 길

어쨌든, Bat Cave에 갔더니 동굴이 길고 복잡하다면서 자꾸 가이드 해주겠다고 달라붙길래 거절하고 들어갔다. 서양애들이 출구에서 힘겹게 기어나오는 것을 보고, 입구로 향했다. 들어가니 천장에 박쥐가 엄청나게 많이 붙어 있었다.

Bat Cave

사진 좀 찍고, 출구를 찾았는데, 완전 암벽등반(..) 떨어지면 죽는다는 일념(..)으로 돌에 달라붙어 겨우겨우 탈출했다. 완전 exciting했다! 포카라에 왔다면 한번쯤 가볼만 한 듯.

돌아올때는 난 자전거, 서명누님은 버스를 탔다. 난 호텔까지 50분 걸렸는데, 서명누님은 1시간 이상 걸리셨다; 한번 버스 갈아타고 오셨다고 하던데(..) 사실 동굴 쪽으로 갈 때는 살짝 오르막이었기 때문에, 올 때는 약간 내리막인 경향이 있어서 쉽고 편하고 빠르게 올 수 있었다.

호텔에 있다가 내일 트레킹 준비를 마치고 오신 정사장님을 만나서 간단히 피자를 먹고 저녁 때 환송회식을 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서울 뚝배기집에 가서 삼겹살, 된장찌개를 먹었는데, 비싼데 맛이 별로 없다. 네팔인 종업원들의 서비스도 별로고. 차라리 소비타네가 낫지. 라싸의 아리랑도 그리웠고.

밥을 먹고 나서는 소비타네 건너편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서 치즈 케이크를 먹다가 라싸 야크호텔 룸메이트였던 카이상 일행을 다시 만났다. 카트만두에서 만난 이후로 처음이었다. 그 친구들은 카트만두에서 왔는데, 이제 Chitwan National Park도 다녀올 거라고 하더라.

이제 내일이면 정사장님과도 바이바이.



2007. 1. 4 THU POKHARA

오늘은 아침 일찍 일어나 정사장님이랑 같이 나가서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정사장님은 간단히 빵을 드시고 한국인들이 많이 모여있는 Angel Hotel로 트레킹 일행을 만나러 먼저 가셨다. 우리는 마지막으로 작별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라싸 도착해서 같은 도미토리에서 만난 후 거의 한달 가까이 되었다. 여행에서 만남과 헤어짐은 이렇게 일상적인 일이 된다. 포카라를 떠날 때 나는 다시 혼자가 될 것이다.

나와 서명누님은 아침을 해결하고, 잠시 호텔에 들렀다가 Devi's Fall로 향했다. Dam Side를 지나 길을 따라가니 Devi's Fall이 나왔다. Phewa Tal(페와 호)의 물이 땅 속으로 사라지는 곳이다. 지반이 석회암인지, 물이 지반을 깎아서 아래로 들어가고 있었다. 여름 몬순 때는 수량이 굉장히 많은 것 같은데, 겨울이라 그런지 그다지 물이 많지는 않았다.

Devi's Fall, Pokhara

Devi's Fall, Pokhara

그러다가 소원 비는 우물에 사람들이 동전 던지는 것을 구경하다가 나와서 World Peace Pagoda에 올랐다. 나는 중간에 매표소가 있는 줄 알고, 무료로 들어가려다(..) 야산을 헤메었다; 죽음의 공포(?)를 느끼며 겨우 길을 찾아 올라갔는데, 알고보니 이곳은 티켓팅이 없는 곳이었다(..) 다음부턴 그냥 돈 내고 들어가야지; 정사장님 덕에 무료입장이 습관이 된 듯(..)

어쨌든, 서명누님과는 World Peace Pagoda에서 다시 만났다. 그 위에선 안나푸르나와 '신이 사는 산' 마차푸차레가 정말 멋지게 보였고, Phewa Tal과 포카라의 경치도 멋있었다.

World Peace Pagoda 올라가는 길

World Peace Pagoda, Pokhara

World Peace Pagoda, Pokhara

안나푸르나를 배경으로 날아가는 초경량항공기(?) at World Peace Pagoda, Pokhara

Machhapuchhare(6997 m), Pokhara

안나푸르나, 페와 호, 포카라 at World Peace Pagoda

돌아오는 길

돌아오는 길

산에서 Damside로 내려와 Lakeside의 우리 호텔 나이팅게일로 돌아왔다. 간단히 씻고 소비타네 가서 꽁치 김치찌개를 먹었다. 그 후엔 티셔츠도 하나 사고. 오후 늦게는 샤워하고 빨래를 잔뜩 했다. 저녁 때는 스파게티를 먹었다.

슬슬 인도 루트를 좀더 연구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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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꽃경내 at 2007/07/18 23:01  r x
파아란 하늘에 하이얀 히말라야 붉은 항공기,
자연마져도 색감이 죽이네요.
네팔에서의 자전거 타는 시간들~ 바람 맞으며 느끼며 행복했겠어요. :D
Commented by Pierrot at 2007/07/22 03:15  r x
졸업하기 전에 라운드트레킹 갈거야ㅋㅋ
Commented by 아즈 at 2007/07/22 15:54  r x
꽃경내/ 깨끗하고 아름다운 네팔. 사람들도 좋구^^
그런데 어떤 책을 보니까, 우리에겐 아름다운 히말라야지만, 태어나서부터 줄곧 보고 자란 네팔 사람들에겐, 평범한 일상이라고 말하더군요.

Pierrot/ 나도 슬슬 티벳에서 히말라야를 넘어 네팔로 오는 힘겨운 여정이 잊혀지고 있어서 그런지, 트레킹이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하는군ㅋㅋ 2주 정도 잡고 천천히 한 바퀴 돌고 오면 좋을 듯^^
Commented by Jamie at 2007/07/22 22:36  r x
한국요리집 내부가 매우 정겹게 보이네요 :)
게다가 아주머니 인상도 포근하구요.

(박쥐동굴 보고 기겁;ㅁ;)
Commented by 아즈 at 2007/07/23 22:26  r x
Jamie/ 사랑하는 소비타네:) 아주머니 정말 좋아요ㅋㅋ 포카라는 정말 한번쯤 가볼만한 곳이랍니다.

박쥐동굴은, 사실 저 사진도 플래쉬 터뜨리면서 처음 찍기 시작하니까 주위에서 다들 말리더군요(..) 박쥐가 무서웠나'ㅁ'.. 그런데 제가 찍어도 박쥐가 달려들거나 하지 않으니까;; 다들 따라서 찍기 시작했다는. 낮이라서 자고 있었던 건지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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