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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잡설'에 해당하는 글(1)

2009/11/21   2009/11/20: 무엇을 해야할까요


2009/11/20: 무엇을 해야할까요
2009/11/21 01:37 | Life/Life in 2009
시간이 되는 인턴들 몇몇이 모여 저녁으로 중국음식을 먹었다. 소동파가 즐겨 먹었다는 상해요리로, 삼겹살 부위를 이용한 '동파육'과 동북지방의 대표적 요리로 찹쌀로 만든 북경식 탕수육 '꿔바로우'를 주문했다. 식사는 새우볶음밥, 해물볶음밥, 자장면 등을 시켰다. 나는 자스민차에 중국식 볶음요리를 먹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맛있게 먹었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오고 갔는데, 역시 짧은 인턴기간이 끝나고는 무엇을 할 예정이냐는 이야기도 포함되었다. 이맘 때의 청년들의 고민이란 주로 '무엇을 해야하는가'인 것 같다. 진로상담 게시판 같은 것에도 끊임없이 올라오는 질문이 '공대 대학원 가서 박사학위를 할까요 로스쿨을 갈까요' 같은 것이다.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하는 걸까.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해야하냐'고 묻는다. 하지만 나는 먼저 '어떻게 살아야 하냐'고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너무도 많은 일들이 있고, 그것을 전부 파악하기란 불가능하다. 엄청나게 많은 일을 파악하고, 그것을 택했을 때 장점과 단점들을 파악 후, 그런 삶이 자신에게 맞는지까지 고민을 해야한다. 이런 작업이 과연 가능할까?

공대 대학원을 진학해서 박사학위를 취득한다는 옵션이 끌린다고 가정해보자. 그렇지만 '현실적인 이유'(란 게 도대체 뭔지는 모르겠지만)로 로스쿨도 고려를 해본다. 그러다가 최종적으로 공대 대학원을 진학하기로 했다. 그러다가 또 불안해진다. 왜냐하면 '내가 아직 파악하지 못한, 나에게 더 맞는 다른 옵션이 있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에서다. 즉, '무엇을 해야하냐'고 묻게 되면, 모든 옵션을 파악하기 전에는 항상 불완전하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그렇지만 모든 옵션을 파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언제나 불완전하다는 느낌이 들게 된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를 먼저 묻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내 경우를 예로 들면, (과학)공부를 더 하고 싶고, 내가 하는 일이 세상에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면 좋겠다는 답을 했다. 그리고 나서, 이런 삶의 방식을 실현할 수 있는 '무엇'을 찾아나서면 된다. 그렇게 되면 컨설팅이 좋을까 메디컬 스쿨이 좋을까 변리사가 좋을까, 라고 묻는 것처럼 아무런 연관이 없는 질문은 던지지 않게 된다. 혹은 타인이 볼 때는 연관이 없는 옵션들일지라도 자신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식'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연관성을 가지게 된다. 애초에 이런 옵션들을 생각할 때, 자신의 원하는 삶의 방식을 실현시킬 수 있는 것만 고려하게 되므로 '무엇을 할 것인가'로 질문했을 때처럼 '나에게 더 맞는 다른 옵션은 없을까' 따위의 고민은 더이상 하지 않게 된다. 오히려 지금 내가 실현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옵션은 무엇인가, 같은 fact 중심의 판단이 필요하게 될 뿐이다.

따라서 좀더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먼저 생각하게 된다면 진로에 대한 고민은 좀더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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