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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 20 SAT BODH GAYA > AGRA
새벽 4시에 일어나 짐을 꾸리고 4시반 조금 지나서 아마르를 불렀다. 아마르가 오토릭샤를 잡아주어 오토릭샤를 타고 고려사에서 GAYA Junction Station까지 80루피에 왔다. 올 때는 그곳에서 버스 정류장을 찾아 버스를 타고 보드가야로 이동한 다음, 고려사를 찾아 가느라 힘들었던 기억이 났다. 비싸긴 해도 편하긴 하구나.
5시반쯤 기차역에 도착하니 고려사에 가시는 비구니 스님 두 분과 여자애 하나가 역에서 날 밝기를 기다리고 있더라. 이야기를 좀 하다가 이제 가도 될 것 같다며 고려사로 출발하셨다. 나는 게시판에 붙어있는 기차 좌석을 확인해보니 다행히 Waiting List에서 올라가서 좌석이 배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기차가 연착되어 좀 기다리다 기차에 올랐다. 기차역에서는 간단히 짜이와 첫 인도 비스킷을 먹었는데, 가격도 싸고 굉장히 맛있었다. 비스켓 몇 개를 구입해서 기차에 올랐고, 그 후에도 비스킷을 정말 많이 먹었다. 그 때 비스킷에도 MRP(Maximum Retail Price)라는 것이 표시되어 있음을 알았다. MRP 10루피 짜리 비스킷을 11루피, MRP 5루피 짜리 비스킷을 6루피 주고 구입했음을 알아챘는데, 조금 웃기더라. 그 아저씨 아이랑 같이 장사하고 있었는데, ... 뭐 기차역이나 버스터미널에서 그렇게 파는 사람 꽤 봤지만 뭐. 1루피라고 해봤자 우리 돈으로 20원 조금 넘는 돈이니까 나에겐 별 것 아닌데, 뭐 썩 기분이 좋지는 않지.
어쨌든, 기차에서는 호기심 많은 인도 가족들과 같이 앉아서 15시간 이상을 여행했다. 3명 앉는 좌석에 4명도 앉고 그러니깐 불편하기도 하고 그랬는데, 어쨌든 먹을 것도 얻어먹고 나쁘진 않았다. 보통 모르는 사람이 주는 것은 절대 먹지 말라고 하는데, 고향에 갔다온다는 젊은 부부와 아이들이 '하루종일 비스킷만 먹고 어떻게 하느냐'며 권하는 음식을 거절하기도 어렵고, 또 그럴 필요도 없을 것 같았다.
원래 Agra Fort역에 7시 25분 도착예정이었는데, 3시간 정도 연착되어 무척 늦은 시간에 도착했다. 역에서 나오니 오토릭샤가 타즈마할까지 40루피로 합승 시켜준다고 한다. 좀더 깎아보려고 머뭇거리니까 됐다고 가버리길래 딴 사람 체크했더니 60루피라고 하길래 그냥 걸었다. 론리 플래닛 지도를 보니 금방 도착할 것 같아서 걸었는데, 꽤 멀더라. 40루피 아끼려다 이런 밤길을 큰 배낭을 짊어지고 혼자 걸어가려니 좀 걱정도 되고. 배낭이 없으면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도 있겠지만. 주머니에서 맥가이버칼을 만지작거리면서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아낄 때 아끼더라도 이런 것은 생각 좀 해보아야겠다. 결국 원하던 숙소에 도착하여 벨을 울리고 방을 잡았다. 론리에 나온 가격보다 비쌌지만, 밤 11시가 넘어 도착해서 방값을 흥정할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이 그냥 묵었다. 피곤한 하루였다.
2007. 1. 21 SUN AGRA
컨디션도 안 좋았고 피곤해서인지 12시가 다 되어 일어났다. 옥상에 올라가보니 손에 잡힐 듯한 거리에 타즈마할이 보였다. 아그라에 온 것이 비로소 실감이 났다.
그 후 일단 동네를 좀 탐색하며 짜이도 마시고, 밥도 먹었다. 밥은 Shanti Lodge 바로 앞에 있는 건물 2층 식당에 갔었는데, Plain Rice랑 Egg Korma인가를 먹었다. 그럭저럭 맛있었던 듯. 주인 아저씨 라모가 라면 끓이는 것 알려달래서 설명 좀 해주고, 저녁 때 와서 알려준다고 했다.
식당에서 나와서 묵고있는 Hotel Host에 잠깐 들렀는데, 인도에서 어학연수 하다가 한국 돌아가기 전에 여행하는 분 만나서 이야기 해보니 타즈마할 괜찮다고 한다. 아그라성(Agra Fort)는 별로고. 사실, 옥상에서도 타즈마할이 보이니까 굳이 비싼 돈(750 Rs) 주로 볼 필요 없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냥 이왕 온 김에 보기로 했다. 당시 우리 돈으로 1만7천원 정도의 가격이었는데, 뭐 그리 비싸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인도에서의 내 하루 생활비가 숙박료, 식비, 교통비, 입장료, 식료품비 등등 모두 합쳐서 우리 돈 1만원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거의 이틀치 생활비를 타즈마할 관람에 투자해야 하므로 상당히 부담이 되었다. 타즈마할은 외국인 입장료와 내국인 입장료 차이가 가장 큰 곳이었고(내국인은 10Rs였나 20Rs였음), 그렇지만 가장 웅장하고 멋진 곳이었다.
거금 750 Rs짜리 표를 사서 까다로운 출입 검사를 받았다. 라이터나 배터리, 흉기 같은 것은 들고 들어갈 수 없다. 문화재 손실을 우려해서인 것 같다. 금지물품은 보통 압수되는 것 같아서, 바로 옆에 있었던 숙소에 돌아가 라이터와 맥가이버칼을 두고 다시 왔다. 까다로운 출입 검사를 끝내고 들어가니 ... 정말 대단하다. 멋지다는 말 밖엔 안 나오더라. 그림 같은 건축물. 사진 많이 찍고, 열심히 구경했다. 정말 비쌌지만, 정말 멋있었다. 인도 ... 엄청나다. 지금 돌아봐도 타즈마할은 인도 최고의 건축물인 것 같다. 다른 곳은 돈이 아까웠던 적도 많았지만, 타즈마할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최고였다.
혹자는 무덤을 이렇게 화려하게 만든 것을 두고, 민중에게 도움이 안 되고, 정말 불합리하다며 싫어하던데, 왕족의 무덤을 화려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나라 왕릉의 경우도 마찬가지고, 이집트 피라미드도 같은 경우 아닌가? 나는 류시화 씨가 쓴 인도에 관한 책은 읽어본 적도 없고, 사실 다른 사람이 쓴 인도에 관한 책도 읽어본 적이 없다. 류시화 씨가 그런 식으로 썼다는 말을 들은 것도 같은데, 확실한 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별로 그런 식으로 생각되진 않았다. 그냥 대단한 것은 대단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타즈마할에서 해지는 것까지 보다가 혼자 여행하시는 한국인분을 만났다. 그 분과 이야기를 하다가, 아까 점심 때 갔던 음식점 들러서 주인아저씨에게 라면 끓이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분이 신라면 스프가 있어서 그걸로 끓여서 먹다가, Plain Rice만 시켜서 밥을 말아먹었다. 내가 가져간 안성탕면 스프는 주고 왔다. 사실 많이 먹으려다 주인 아저씨가 별로 탐탁치 않게 여기는 것 같아서 그곳에서 나와 다른 곳에서 Thali를 먹으며 이야기를 했다. 이 분은 인도 온 지 10일 정도 되셨고, 라자스탄 갔다가 여기서 바라나시로 가신단다. 네팔 갈 지도 모르고. 기차표 구하려고 하신다는군. 이야기를 좀 하다 헤어졌다. 나는 비스킷을 사서 짜이 한 잔이랑 같이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2007. 1. 22 MON AGRA(FATEHPUR SIKRI)
아침에 일어나 나가서 얼른 아침을 먹고 Idgah Bus Station으로 갔다. 사이클 릭샤를 타서 가서 Fatehpur Sikri행 버스를 탔다. 1시간 정도 타고 가니까 도착했다.
처음 향한 Jama Masjid는 공짜였는데, 가이드 해준다는 녀석들이 미치도록 따라붙더라. 가이드 아니라고, 학생이라고 우기더니, 자기 가게가 있단다. 어이가 없어서. 가이드 돈은 안 줘도 된다는데, 그거 아니면 가게에서 물건을 사라는 거겠지. 거절해도 절대 안 가고. 인도가 호객행위가 심한 것으로 유명한데, 여긴 차원이 다르다. 이렇게 진드기 처럼 달라붙는 놈들은 처음 봤다. 어떤 서양인 부부는 욕까지 하던데; 그래도 물론 좌절하지 않더군;
모스크인 Jama Masjid와 입구인 Buland Darwaza(Victory Gate)는 정말 훌륭한 건축물이었음에도 짜증나는 인도인들 덕에 제대로 보기가 힘들었다. 인도...정말 이해할 수 없다. 미친 인도인들과 훌륭한 유산. 여행을 하면서 좋은 인도인들도 많이 만나보았지만, Fatehpur Sikri는 아직도 인도 최악의 기억으로 남아있다.
어쨌든, 짜증나서 근처에 있는 Palace Buildings로 이동했다. 이곳 역시 UNESCO 세계문화유산이긴 한데 외국인 요금이 꽤 비싸다. 어쨌든, 이곳은 입장료를 내야되어서인지 진드기 인도인들이 없다. 웅장한 것은 모스크가 더 낫더라.
Fatehpur Sikri는 잠시동안(1571-1585) Mughal 제국의 수도였다. 악바르가 수도를 여기로 옮겼다가 물 부족 때문에 어려움을 겪다, 악바르 황제가 죽고나자 바로 버려져서 지금까지 보존되었다.
어쨌든 스트레스 잔뜩 받아서 아그라로 돌아왔다. '티벳탄 키친'이란 곳에서 불고기랑 난을 먹었다. 그리고 비스킷을 또 사와서 먹었다. 비스킷 정말 좋다. 싸고, 맛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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