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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루오 특별전


2006/08/13 01:30 | Thoughts/Art

최근에 미술 전시회가 많이 열리고 있는데, 그 중에 특별전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굵직한 세 가지 전시를 꼽자면 역시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인상파 거장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위대한 세기 피카소전, 그리고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조르주 루오 특별전을 들 수 있다. 피카소전과 루오전은 둘다 한·불 수교 12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 같다.

어쨌든, 인상파전과 피카소전은 서울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럭저럭 관람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는데, 루오전은 대전에서 열리기 때문에 보기 힘들 것 같았다. 그런데, 대전에 갈 일이 있던 차에 기회가 닿아 루오전을 관람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루오라는 화가는 어떤 사람이냐? 글쎄, 내가 무지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종교화와 판화 작업을 많이 해서인지 그리 익숙한 이름은 아니다. 1871년에 태어나 1958년에 사망했으면, 1881년에 태어나 1973년에 사망한 피카소와 거의 동시대 인물이다. 또한, 1800년대 말에 프랑스에 있었다는 것도 비슷하다. 이 시기의 프랑스는 인상주의가 하나의 조류를 형성하고 있던 시기다. 물론, 인상파 화가들의 경우, 루오나 피카소 같은 사람들의 삼촌뻘이 되는 사람들로, 후에 표현주의, 야수주의, 입체주의와 같은 미술사조들에 영향을 끼쳤다. 어쨌든, 루오는 귀스타브 모로 밑에서 정식으로 미술을 배웠고, 어릴 적엔 스테인드글라스 공방에서 견습생으로 일했다고 한다. 그의 그림에서 항상 나타나는 검은색의 두꺼운 외곽선은 스테인드글라스 작업의 영향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뭐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보다는 작품에 대해서 쓰는 편이 좀더 유익할 듯 싶다. 루오전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은 회화가 반, 판화가 반 정도인 느낌이었다. 회화는 유화가 많고, 연필이나 목탄으로 그린 데생이나 수채, 크레용이나 잉크를 사용한 작품들도 종종 보였다. 판화는 동판화, 석판화 등이 있었고, 채색을 한 판화도 상당수가 있었다. 판화 작품들은 대체로 책의 삽화로 제작된 것 같은데, <위비 영감의 재림>, <유성 서커스단>, <수난>, <미제레레> 등이 있었고, 무려 보들레르의 <악의 꽃> 삽화를 찍어내기도 했다.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은 딱 하나(..) 그러나 이미지는 찾을 수가 없다. Autoportait(1895) [자화상]이라는 작품으로, 연필과 목탄을 이용한 데생이다. 눈이 또렷해서 마음에 들었다. 어쩐지 인물화는 빠져드는 느낌이 있는 것들이 좋다.

이외에는 루오 아저씨의 색감이라든지 그림체가 썩 내 취향은 아니었다. 물론, 좋아하는 분들은 있겠지만 어쨌든 내 취향은 아니었다는 뜻. 사용한 색깔이 초기에는 상당히 묘한 조합이었다. 예를 들어, 청록에 빨강을 배합하고, 거기에 물빠진 파랑과 노랑 따위를 마구 배치하고 있었다. 또는 검은색과 아주 검은빛이 감도는 초록색을 섞어놓거나 했다. 아저씨의 색깔 센스는 대체; 별로 내 취향은 아니었으나 간혹 멀리서 보면 그나마 어느 정도 예쁜 색이 감도는 작품들도 있어서 대강 넘어가 주었다.

그러나, 문제는 판화에서 시작되었으니. 다음의 <미제레레> 시리즈를 보자.
(이미지 출처는 <미제레레> 링크를 따라가면 됩니다.)

제목: Qui ne se grime pas? (분장하지 않는 자 그 누구인가?) (1923)


제목: ... son avocat, en phrases creuses, clame sa totale inconscience ... (... 그의 변호사는, 공허한 문장들로 그의 전적인 무죄를 주장한다) (1922)


제목: Dame du Haut - Quartier croit prendre pour, le ciel place reservée. (부촌의 마님은 천국을 마치 예약된 자리처럼 믿는다) (1922)


맙소사! 이 아저씨, 세계관이 참 무섭다 (..) 색 취향이나, 그림체도 그렇지만 말이다. 말년에는 유화물감을 마구 덧칠해서 그림을 부조처럼 만들어버렸다. 칠이 두꺼운 정도가 아니라 '부조'다. 분명히 그림이 '입체적'이다. 다음은 그의 후기작 중 유명하다는 Sarah.

Sarah, Georges Rouault(1956)


글쎄, 확실히 내 취향은 아니라고밖에 말할 수 없겠다. 루오 아저씨의 그림 중 많은 부분이 예수 그리스도 등을 그린 종교화였는데, 어째서 (어떤 의미로든) 염세적 세계관을 그림에 투영했는지 알 수 없다. 현실의 삶은 그렇게 죄악으로 점철되어 있으니 종교를 통해 구원을 얻으라는 의미였을까? 그의 서커스 판화/회화 시리즈도 광대들의 어두운 모습을 주로 포착하고 있었다. 글쎄, 확실히 남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이들이 뒷편에서는 어두운 모습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런 소소한 '어두움'들이 그의 작품에서 일관적으로 느껴지는 염세적인 듯한 세계관과 어우러져 묘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글쎄, 어쨌든 대전시립미술관은 그럭저럭 마음에 들었으니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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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ibo at 2006/08/13 22:14  r x
헛 대전..;; 안되겠다 누나 다음에 우리 미술관 한 번 갑시다
Commented by Praesepe at 2006/08/14 01:40  r x
항상 예술이야기만 하면 벙 찌게 되어버려서.
이거, 바람직한건 아니겠지?
Commented by 아즈 at 2006/08/14 22:27  r x
ibo/ 그래~ 미술관 좋지 :)
Praesepe/ 글쎄. 뭐, 그렇게 느낀다면 감상의 기회를 가지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해. 뭐든지 처음 시작이 힘든 법이니까, 일단 시작하고 나면 점점 쉬워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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