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bout Guestbook A W
 Category
 Recent Entries
내일 (1)
믿음에 대해 생각한다
촛불
A life reloaded
하루
 Tags [click]
이집트 푸치니 포브스 태터앤컴퍼니 Paragon 콰이강의 다리 지식 별사랑 반성 앨빈 토플러 확률론 동양기행 빌게이츠 복잡계 Ayutthaya 미도리 명암 꽁치김치찌개 명문 Pino 슬로 커리어 피카소 글래킨스 복지 마네 오체투지 노블링카 물리학자 모로 Ducati
 Visitor Statistics
Total : 549687
Today : 1
Yesterday : 10
[Since 17 July 2006]
rss atom

만남, 성장, 그리고 음주


2006/08/11 02:06 | Life/Life until 2007
이곳에서 내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은 누구에게도 폐가 되지 않으니까 상관없지만, 어쨌든 오늘 등장하는 친구는 편의상 B라고 하겠다. 혹시라도 이렇게 주절거리는 것이 폐가 되지는 않는다면 좋겠고. 나로서는 흐뭇해서 견딜 수가 없는 지경이니까, 이해해주길 :)


어쨌든 오늘 B를 오랜만에, 아니 오프라인에선 처음으로 만났다. 대강 어림잡아 10년쯤 알고 지낸 사이인데 너무한 걸까? 어쨌든 더운 여름날 우리는 만나, 소시지와 샐러드 같은 걸 먹었다. 나는 아래의 햄 스파게티(..)를 먹고 나오는 길이라 그다지 배가 고프지는 않았는데, B는 밥을 못 먹어서 배가 고픈 듯. 여튼 그런 것을 먹으면서 맥주도 1000cc쯤 마시고. 난 좀 술에는 약한 편인데 오랜만에 이 정도 마시는 듯한.

뭐, 사실 한 일은 별로 없지. 간단하게 밥을 먹고, 창고 같은 느낌의 술집에서 B는 블러드 마티니, 나는 메뉴에서 찾지 못한 스크루 드라이버를 마셨을 뿐. 그리고 거리를 걸었다.

그런 건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그냥, 내 기억 속엔 아직 중학생이던 B가, 어느새 대학생이 되어 내 앞에 앉아 있었다. 예민하고, 쉽게 상처받고, 여리던 녀석이 어느새 밝은 이십대로 자라 있었다. 학교는 잘 다니고 있고, 지금은 과외를 두 개 하고 있으며, 스쿨밴드에서 드럼을 연주하고 있단다. 물론, B의 삶에는 연애도 끼어있다. 와, 정말이지 완벽한 대학생의 모습이다! 어쩐지 나는 심각하게 감동해버렸다. 이렇게 잘 자라주다니, 동생 이보시게를 보면 느껴지는 뿌듯함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B도 나를 보면서 비슷하게 뿌듯하다고 하던데, 나도 잘 자라난걸까 싶었다. 그래, 우리는 둘다 예민했고 여렸던 십대를 거쳐서 이렇게 밝게 자라났지. 아무래도 이 편이 좋은 거겠지?

나는 지긋지긋했던 고교생활을 끝마치고, 대학에 들어가고부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그 이전에 내가 나의 존재이유로 여겼던 기반들이 하나씩 무너지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십대 때는 나는 예민해야 한다거나, 우울한 느낌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 같은 느낌 같은 것이 있었다. 그것은 나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그런 식으로 규정했던 것인데, 그런 것들이 이십 살이 되면서, 좀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게 되자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나는 기존의 존재기반이 사라지고, 새로운 기반을 찾아야 했으므로, 굉장한 내적 방황을 했었다. 그런 것, 설명해봤자 알 수 있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알 수 없는 거다. 어쨌든 그 시기가 지나고, 나는 좀더 외향적이고, 좀더 밝고, 좀더 긍정적인 인간이 되었다. 그런 게 성장일까. 여행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세상은 넓고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나는 좀더 자유롭게 되었다.

그래, 내가 그런 것들을 겪던 무렵, B도 나름대로 그런 비슷한 성장통을 겪었던 것 같다. 어쩐지, 너무나 기특하게 자라주어서 고마운 느낌. 예전 그대로 아파하지도 않고, 힘들어하지도 않고, 정말 기특하게 자라주어서.

사실, 성장이 어떻니 하는 심각한 느낌은 전혀 아니었다. 그냥, 우리의 지난 세월을 보며, 또 우리의 현재를 보며 벅찬 가슴을 안고 상대를 바라보았던 것이 아닐까. 우리는 멋진 인간으로 성장하고 있구나, 하는 흐뭇한 기분. 세상엔 그다지 대단한 일은 없고, 작은 일로 상처받을 필요 같은 것은 없다는 그런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달까.

나, 너무 뿌듯했다. B도 나를 보면서 그런 뿌듯함을 느꼈을까. 그렇다면 나 역시 지난 세월들을 헛되이 보낸 것이 아니겠지. 우리 정말 열심히 살아서, 멋진 인간이 되자. 기대해도 될 것 같아. :)
Track this back : https://beautyfactory.blog/wp-trackback.php?p=103
Commented by ibo at 2006/08/13 22:15  r x
아이고...:) we wear the same clothes because we feel the same
Commented by 아즈 at 2006/08/14 22:34  r x
ibo/ 응 .. :) 정말 흐뭇했어. 다들 잘 자라주어서.

     
 


 Recent Comments
Kaixo, zure prezioa jaki...
Robertentix - 03:49
http://www.letssarm.com/...
아즈 - 2014
마음도 수미상관이랄까,...
아즈 - 2013
벌써 6년이 다 되어가는...
아즈 - 2013
반복되는 날들을 지나다보...
liyukw - 2013
인쇄해갑니다!
lscarth - 2013
 Recent Trackbacks
Nerd test - 이거 먹는건...
소시민의 은신처.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Beauty Factory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Beauty Factory
 Calendar
«   2026/11   »
일 월 화 수 목 금 토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Archive
2015/08
2015/07
2014/11
2014/09
2014/06
 Location [click]
 Link
1st avenue
bidy
Cosmic Variance
Crossroads
docblog
doona.net
enjoy epecial one
ExtraD
iboshige
isostasy
Jamie in Boston
jamie's seoul and seoulite
moonsix
nimadra
seayong lee
sylpheed
trupy
yuki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