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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rter-life Crisis를 넘어서


2009/06/07 22:50 | Life/Life in 2009
Wikipedia에 따르면, Quarter Life Crisis란 청소년기의 중요한 변화들 이후에 바로 따라오는 20대 초반~30대 초반의 기간을 의미한다. 단어 자체는 '중년의 위기(Mid-life crisis)'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

역시,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Quarter-life crisis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학력/지적 수준에 맞는 직업을 찾지 못해 불만족
- 인간관계, 직장생활, 적당한 직업이나 커리어 찾기에 대한 좌절
- 정체성의 혼란
- 가까운 미래에 대한 불안
- 장기적 계획, 인생 목표에 대한 불안
- 현재의 성취에 대한 불안
-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재평가
- 자신의 직업에 대한 실망
- 대학, 고교 또는 초등학교 시절에 대한 그리움
- 극단적 의견을 가지는 경향성
- 사회적 관계에 대한 지루함
- 고교와 대학 친구들과의 가까운 관계 상실
- 재정적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지나치게 많은 학자금 대출, 예상치 못했던 높은 생활비 등등)
- 외로움
- 아이를 가지고 싶은 욕망
- 모든 사람들이 자신보다 잘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Quarter_life_crisis)


이 시기에 이런 고민들을 하는 사람들을 너무도 많이 보아왔다. 나 역시 예외가 아니었던 걸까. 한동안 내 마음 속 한 켠에 자리하고 있던, 떨쳐버릴 수 없었던 무거움의 정체가 무엇인지 요 며칠 사이에 드디어 깨닫게 된 것 같다. 마치, 풀리지 않던 문제를 뚫어져라 바라보다가 어느 순간 해답을 찾아내는 것 처럼 그렇게...

두려웠던 것 같다. 세상에 나가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힘들어도 버텨나가는 것이. 인생의 일부를 희생해야 한다는 것이. 가지고 싶은 것을 모두 가질 수 없고, 여러 가지를 버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학에 입학한 이후, 지금까지 정말로 열심히 살아왔다. 그 기간만큼은 누구와 비교를 하든 자신있다. 책까지 내신 구글러 김태원 씨와 비교해도 결코 그보다 열정적이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으리라. 삶은 그랬지만, 내가 그보다는 마음이 좀 약했나보다. 너무 많은 일을 해봐서, 그 모든 일들이 하나도 쉽지 않음을 지나치게 일찍 깨달아 버렸나보다. 그래서 좀더 쉬운 길을 찾으려고, 무언가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피하려고, 아직 내가 모르는 '더 좋은' 것을 찾으려고 그렇게 아둥바둥 했던 것이 아닐까. 그렇게나 한심했던 거다... 그래, 연구실 있을 때 모 교수님께서 한심하다고 했던 것, 그 때는 머리로만 인정했지만 이제 마음으로 인정할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에 쓴 글들 읽어보면서, 내가 왜 열정적일 수밖에 없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예전의 나는, 쉽고 편한 것을 하기 위해, 또는 남들이 좋다는 걸 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 어렵고 힘들어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했을 뿐이다. 그리고 내 능력을 벗어나는 것은 인정하고,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은 최선을 다했다. 그렇기에 많은 일들을 잘 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그 중에 좀더 좋은, 아니 '쉬운' 길을 가려고 했기 때문에 고민이 시작된 것이었을까. 사실, 그 누구도 자신이 하는 분야가 좋다며 오라고 하지 않았다. 대개 다른 곳으로 가는 게 낫다고 했지. (아, '어느 직장이나 직장인은 마찬가지다'라며 오라고 했던 분이 있긴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말하는 것이 당연하고, 오히려 지나치게 기대감을 가지게 하는 말을 하는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는 게 다행이다. 나 역시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했던 것에 만족하고, 후회도 없지만, 아마 어떤 고교생이 물리학과에 진학하겠다면 별로 권하지는 않을 것 같다. 꼭 하고 싶은 이유가 없다면 웬만하면 말리기까지 할 것 같다. 정 하고 싶다면 말리지야 않겠지만. 그리고, 열심히 공부하며 조언을 구한다면 기꺼이 도와주겠지만. 다른 분들 역시 마찬가지 아니었을까. 보고, 듣고, 느끼고, 체험한 후에 판단은 내가 하는 것이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웃기지만, IBM 인턴을 통해 첫 번째로 얻고자 했던 것이 러시아 여행경비를 버는 것이었다. 그 해 겨울에 토플시험 준비를 하느라 결국 러시아는 못 갔지만. 어쩌면 그 때, 여행 한번 다녀와서 리프레시 하고 다시 삶에 매진해야 했었는지도 모르겠다. 지쳐서 약해졌던 건지도 모르니까.

힘들고, 어렵고, 인생의 일부를 포기해야 하고... 그런 것 두렵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그리고 해야 할 이유를 발견하고 내 삶을 열정적으로 살아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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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liyukw at 2009/07/01 21:34  r x
약한면이 매력적인 인간미를 드러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멋있어요 아즈씨 힘내요
Replied by 아즈 at 2009/07/04 23:16 x
그렇게 봐주시니 고맙습니다.
자신을 믿고 전진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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