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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산책 | Pablo Picasso Part II
2006/07/22 01:02 | Thoughts/Essay & Article

요즘 시각이 예민해진 느낌이다. 보랏빛 하늘에도, 반짝이는 야경에도, 빛이 비치는 나뭇잎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한편으로는 인상주의적 회화를 머릿속에서 그려보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느낌들의 단편을 기록하는 이미지를 사진처럼 기억속에 새겨넣는다. 아름답다, 아름답다 하면서도 눈이 부시다. 그 예민한 감각들을 감당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

세상은 아름답지 않은 일로 가득차 있고, 인간도 언제나 아름다울 수는 없는 거다. 하지만 적어도 세상 일부분은 상당히 아름답고, 인간도 때로는 너무나 아름답다. 그런 감성들이 때로 조금씩, 조금씩 깨어나는 거다.

The Walk. Lady with a Parasol, Claude Monet (1875)


흰 옷을 입은 숙녀.
그리고 모네.
그냥, 이런 느낌이 떠오른달까. 숨이 턱 막히는 모네. 그다지 말은 필요치 않을 것 같다. 하긴, 말로 무엇을 전달할 때, 새삼 표현력 부족을 느끼곤 한다. 글보다는 말로 무엇을 전달하는 것이 쉽지 않다.


걷는 것이 좋다. 분명히 다리와 허리가 아픈데, 그 아픔에 묘한 쾌감이 있다. 아니, 그 전에 걷는 것이 좋다. 보도의 풍경도, 가끔씩 마주치는 사람들도, 주변의 상점들도 즐겁다. 새로운 풍경을 향해 이미 시야에 들어온 풍경을 뒤로 하고 계속 걷는다. 그냥 이대로 쭉 걸어가고 싶다. 그냥, 그런 기분에 종로에서, 대학로에서 걸어서 집으로 향했던 적이 있는지도. 그런 느낌이 좋다. 말이 아니라 가슴으로 전해져오는.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 애니메이션에서는 신호등으로 등장인물의 감정변화를 표현하곤 한다. 어긋난 소통에는 적신호, 원활한 소통은 청신호. 보행자는 녹색불, 자동차는 빨간불. 그냥, 쨍한 느낌이었다. 두 가지의 원색이 겹쳐 예민한 시각을 자극한다.


기본적으로.
나는 즐겁게 살고 싶다.
뭘 하든 어느 정도의 자신감은 있다.
행동한 대로 받아들이고 들은 대로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훌륭한 생활방침에 밀려 진심이란 걸 잊은 건 아닐까.
그랬던 건 아니었을까.

울렁이는 마음 위에서 균형잡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 내 모습을 보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부끄러워.

     
 


인상파 거장전
2006/07/21 10:00 | Thoughts/Art
인상파 거장전 홈페이지

흐린 날이었지만 비가 올 줄은 몰랐는데. 저녁 무렵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해 조금 젖어버렸다. 뭐 이정도 비는 맞아도 별로 기분 나쁘지 않을 정도다. 오히려 조금씩 젖어드는 느낌이 좋달까. 비가 오는 건 좋지만, 비가 오는 날 돌아다니는 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이 정도의 비는 오히려 기분이 좋아진다. 바닥도 예쁘게 젖어들고, 세상이 예쁘게 변한다.

예술의 전당으로 가는 길에는 육교가 하나 있는데, 다른 육교와는 달리 예쁜 모습을 하고 있다. 육교 위는 나무로 되어 있고, 한쪽 끝에는 원판 모양의 거대한 유리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약간 비스듬하게 되어 있어 그 아래서 비를 피할 수가 있다. 또, 음악까지 흘러 나오고 있다. 벤치도 설치되어 있었는데, 연인 한 쌍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비오는 날 육교 위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꽤 낭만적이지 않은가.


예술의 전당에 도착해서 한가람 미술관으로 향했다. 한가람 미술관은 건물 외벽이 유리로 되어 있어 꽤 투명한 느낌을 준다. 미술관 앞 벤치에 앉아서 비오는 풍경을 바라본다.



평일 저녁에 비까지 내려서 그런지 관람객이 별로 없어 편안하게 전시를 볼 수 있었다.

인상주의(Impressionism)는 프랑스에서 시작된 미술사조이다. 기존의 미술에서는 주로 역사화를 사실적으로 그리는 데에 가치를 두었기 때문에 풍경이나 일상생활 모습엔 가치를 낮게 두는 경향이 있었다. 미술 교육은 주로 정물이나 인물화를 세밀하게 그리는 것이었고, 이 시대에 미술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인상주의 화가들도 마찬가지로) 이런 방식의 그림을 그리는 것에 익숙해져야 했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이러한 미술사조에 반발해 순간의 '인상(impression)'이 사실보다 중요하다며 사실보다 이미지에 기반한 그림을 그리게 된다. 그 결과, 인상주의 화가들은 강렬한 붓터치와 실제 물체와는 다른 색깔들을 사용하여 순간의 이미지를 포착한다. 잘 알려진 인상주의 화가들은 대부분 프랑스에서 활동했는데, 모네(Monet), 마네(Manet), 반 고흐(van Gogh), 르누와르(Renoir), 드가(Degas), 시슬리(Sisley)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프랑스 출신이거나 아니면 프랑스가 아닌 유럽 출신으로, 인상주의의 태동기에 프랑스에서 활동하던 화가들이다.

그런데 이번 전시에 소개된 작품들은 뉴욕의 브룩클린 미술관(Brooklyn Musuem of Art)에서 가져온 것이라 미국 작품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 미국은 인상주의에 있어서, 혹은 인상주의가 태동한 19세기 후반에는 미술의 중심지라고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미국 인상주의자들은 유럽에서 미술 공부를 했거나, 캐사트(Cassatt) 처럼 프랑스에서 거주하거나 했다. 이들이 프랑스의 전설적인 인상주의 화가들보다 유명하지 않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미국 인상주의자들의 작품이 전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미국 인상주의자들 중에 이름 정도를 들어본 사람은 캐사트(Cassatt)나 테오도어 로빈슨(Theodore Robinson), 윌리엄 메릿 체이스(William Merritt Chase) 정도였는데, 이 전시에는 꽤 많은 작가들의 작품이 소개되어 있었다.


Palazzo Ducale, Claude Monet (1908)


전시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이라면 전시회 테마 그림으로 쓰이는 모네의 Palazzo Ducale이다. 전시회의 부제가 '빛을 그린 화가들'인데, 인상주의 화가들은 그 말 그대로 빛을 캔버스에 남겼다. 모네의 풍경에는 특히 강이나 연못이 많이 나오곤 하는데, 수면에 비친 물체의 모습은 숨이 멎을 정도다. 인상주의 그림들을 실제로 볼 때 가장 좋은 점은 붓의 터치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사진으로 봐서는 분명히 평면인데도, 실제로 보면 하나하나의 색깔이 입체적으로 칠해져있다. 백년도 더 지난 그림인데도 방금 화가가 화실에서 작품을 완성한 듯한 느낌. 특히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은 이런 경향이 심해서, 이미지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의 느낌이 판이하게 달라진다.

Starry Night over the Rhone, Vincent van Gogh (1888)


이 그림은 고흐의 Starry Night over the Rhone인데, 이미지로 볼 때는 색감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오르셰에서 이걸 실제로 본 후엔, 그의 터치에 압도되어 버렸다. 클릭하면 큰 이미지가 나오도록 해놓았으니 대강 살펴보아도 될 듯. 고흐의 인상주의적 작품들은 대개 이런 강렬한 붓터치를 가지고 있고, 다른 어떤 인상주의자들 보다 훨씬 강력하다. 그의 그림들은 그렇게 에너지가 넘쳐서 좋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 전시에는 고흐의 작품이 하나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번 전시에서 새로 발견한 화가라면 미국의 William Glackens를 꼽을 수 있는데, 바다 풍경을 그린 한 작품이 마음에 들었다. 바다 색깔과 하늘 색깔에 분홍빛이 도는데, 미묘하게 포근한 느낌을 준다. 검색을 해봤지만 도저히 같은 그림은 못 찾는 것 같고, 느낌대로라면 그나마 비슷한 작품을 소개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작품명을 적어오는 건데;

Beach Side, William Glackens (1913)


이 작품 역시 바다 색깔이 정말 아름답다. 이런 곳이라면 피크닉을 한번쯤 가보고 싶은.

유럽에 갔을 때, 이곳 저곳의 미술관을 많이 다녔더랬다. 그 중에서 (유명한) 인상주의 작품들이 가장 많았던 곳은 역시 오르셰 미술관(Musee d'Orsay)의 인상주의(Impressionism) 관이었다. 고흐의 작품들도 상당수 있었고. 사실 고흐의 작품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반 고흐 미술관이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오후 내내 돌아다녀서 피곤하긴 했지만, 확실히 즐거운 관람이었달까. 예술의 전당 내에 있는 카페 Mozart도 예뻤고, 촉촉히 젖어있는 바닥에 반사되는 빛은 조금 전의 모네를 떠올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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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ibo at 2006/07/21 23:15  r x
아..가고 싶다 미술관.
승미랑 갈뻔한 전시회가 있었는데, 이미 끝난 지 오래더라구. ㅠㅠ
Commented by 아즈 at 2006/07/22 01:44  r x
응. 뭐였는데?
Commented by ibo at 2006/07/23 12:29  r x
파울 클레. 현대 미술쪽 화가.
동생이 어디선가 정보를 물어왔더라구..근데 검색해보니 이미 7월초에 끝나있음 ㅠ
Commented by 아즈 at 2006/07/23 12:56  r x
응. 파울 클레는 끝났더라구.

     
 


도서 목록 [외국도서] | 20081004 갱신
2006/07/18 22:33 | Storage/소장 책/음반 목록

[General]

<General>
A History of Buddhist Philosophy /David J. Kalupahana
Freedom in Exile /The Dalai Lama
The Golden Age of Zen /John C. H. Wu
Tuesdays with Morrie /Mitch Albom


<Art>
Impressionism /Ingo F. Walther (Taschen)
Van Gogh /(Taschen Portfolio)


<Business>
Competitive Strategy /Michael E. Porter


<Economics>
My Life as a Quant: Reflections on Physics and Finance /Emanuel Derman


<Journalism>
The Elements of Journalism /Bill Kovach, Tom Rosenstiel


<Language>
660 Practice Items for the TOEIC /Hyun Shin Lee
American Accent Training 2nd ed. /Ann Cook
Barron's GRE with CD-ROM (2008) /Sharon Weiner-Green, Ira K. Wolf
Cause & Effect /Patricia Ackert
Complete Guide to the TOEFL Test CBT Edition /Bruce Rogers
Grammar in Use Intermediate (Second Edition) /Raymond Murphy
Longman Introductory course for the TOEFL test /Deborah Phillips
Longman Preparation course for the TOEFL test Volume A /Deborah Phillips
Mastering Skills for the TOEFL iBT Advanced: Listening with CD /Moraig Macgillivray, Patrick Yancey, Casey Malarcher
More Reading Power /Mikulecky, Jeffries
Reading Power /Mikulecky, Jeffries
The Complete Guide to the TOEFL Test iBT Edition /Bruce Rogers
TOEIC Preparation Course /Young & Son Media, Inc.
Word by Word /Steven J. Molinsky, Bill Bliss



[Science]

<General>
Cosmos /Carl Sagan
Sync /Steven Strogatz
The Elegant Universe /Brian Greene
The Selfish Gene /Richard Dawkins
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 /Thomas S. Kuhn
Warped Passages /Lisa Randall


<Mathematics>
Introduction to Probability and Statistics for Engineers and Scientists 3rd ed. /Sheldon M. Ross
Linear Algebra and Its Applications 4th ed. /Gilbert Strang
Modern Differential Equations, 2nd ed. /Martha L. Abell, James P. Braselton


<Physics>
An Introduction to Computational Physics 2nd ed. /Tao Pang
Classical Dynamics of Particles and Systems, 4th ed. / Jerry B. Marion, Stephen T. Thornton
Classical Electrodynamics 3rd ed. /John David Jackson
Concepts in Thermal Physics /Stephen J. Blundell, Katherine M. Blundell
Fundamentals of Statistical and Thermal Physics /Federick Reif
Introduction to Cosmology /Barbara Ryden
Introduction to Electrodynamics 3rd ed. /David J. Griffiths
Introduction to Solid State Physics 8th ed. /Charles Kittel
Introduction to Quantum Mechanics /David J. Griffiths
Introductory Quantum Mechanics 4th ed. /Richard L. Liboff
Mathematical Methods for Physicists, 5th ed. /George B. Arfken, Hans-Jurgen Weber
Mathematical Methods in the Physical Sciences, 2nd ed. /Mary L. Boas
Mechanics 3rd Edition /L. D. Landau, E. M. Lifshitz
Modern Physics 3rd ed. /Stephen T. Thornton, Andrew Rex
Modern Physics from α to Z0 /James William Rohlf
Modern Quantum Mechanics Revised Edition /J. J. Sakurai
Optics 4th ed. /Eugene Hecht
Problems and Solutions on Mechanics /Lim Yung-kuo
Quantum Physics /Stephen Gasiorowicz
Spacetime and Geometry: An Introduction to General Relativity /Sean M. Carroll
The Feynman Lectures on Physics Volume I /Richard P. Feynman
The Feynman Lectures on Physics Volume II /Richard P. Feynman
Thermodynamics and Statistical Mechanics /Walter Greiner, Ludwig Neise, Horst Stoecker
Quantum Field Theory in a Nutshell /A. Zee



[Literature]

<Fiction>
1984 /George Orwell
Bridget Jones's Diary /Helen Fielding
Girl with a Pearl Earring /Tracy Chevalier
Harry Potter and the Sorcerer's Stone /J.K. Rowling
Memoirs of a Geisha /Arthur Golden
Norwegian Wood /Haruki Murakami
South of the Border, West of the Sun /Haruki Murakami
The Great Gatsby /F. Scott Fitzgerald
The Magic Mountain /Thomas Mann
The Reader /Bernhard Schlink
Wuthering Heights /Emily Bronte
リンダリンダリンダ /向井 康介, 宮下 和雅子, 山下 敦弘



[Travel]
Lonely Planet: Beijing 6th ed.(Jan 2005) /Damian Harper
Lonely Planet: India 11th ed.(Sep 2005) /Sarina Singh et al.
Lonely Planet: Thailand 11th ed.(Sep 2005) /Joe Cummings et al.
Lonely Planet: Tibet 6th ed.(May 2005) /Bradley Mayhew, Michael Ko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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