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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12. 23 SAT LHASA > YAMDROK-TSO > GYANTSE > SHIGATSE
랜드크루저를 타고 네팔과의 국경으로 출발하는 날이다. 랜드크루저 한대를 나, 정사장님, 서명누님, 이탈리아인 크리스티앙, 이렇게 넷이 Share하기로 했는데, 크리스티앙이 도망가버렸다. 정사장님, 서명누님과 동티벳에 같이 갔을 때 트러블이 좀 있었는데, 어제 아침식사를 하면서 화해하고 같이 가기로 이야기가 되었던 상황이었다. 그 때 나도 같이 있었는데. 황당했달까. 조금 편집증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자꾸 자기 얘기, 특히 안 좋은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던데. 어쨌든, 출발하기로 한 것을 바꿀 수도 없고, 사람이 줄었다는 이유로 가격을 좀 깎아볼까 했지만 그것도 불가능했다. 그냥 3000위안을 셋이서 나누기로 했다. 1인당 1000위안(약 12만원).
그런데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아서 하루종일 힘들었다. 소화도 잘 되지 않고, 기운이 없다. 그렇다고 가기로 약속된 일정을 바꿀 수도 없었고. 그냥 차를 타고 강행군.
 티벳의 산하  쪽빛 호수, 얌드록쵸(Yamdrok-tso) 얌드록쵸에 들렀다가, 간체에서 Pelkor Chode Monastery를 보고 시가체로 왔다.
 Pelkor Chode Monastery, Gyantse  Pelkor Chode Monastery, Gyantse 시가체에 도착해서는 타시룬포 사원(Tashilhunpo Monastery)을 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늦어져서 내일 오전에 보기로 하고 숙소를 잡았다. 타시룬포 사원은 달라이 라마 다음의 위치를 차지하는 판첸 라마가 머무르는 곳으로, 중요 티벳 사원들 중 하나이다.
나는 컨디션 난조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2006. 12. 24 SUN SHIGATSE > SHEGAR(NEW TINGRI)
아침 일찍 타시룬포 사원에 갔다. 티벳인들이 들어가길래 우리도 들어가려고 했더니 티벳인 관리인이 제지한다. 왜 우리는 안 되냐고 했더니, 저 사람들은 티벳인들이라 참배하러 가는 거라서 되고, 우리들은 외국인이니까 불교도든 뭐든 안 된다고 했다. 표를 사서 관람시간이 되면 들어가라고. 관람시간이 한시간인가 한시간 반쯤인가 남았던 것 같다. 우리는 곧 출발해야 한다고, 조금만 보고 바로 간다고 이야기 해보았지만 매물차게 거절당했다.
 Tashilhunpo Monastery, Shigatse 일단 아침이나 먹고 생각하자며, 랜드크루저 운전사 아저씨랑 같이 모모로 아침을 먹고 다시 돌아왔다. 그런데 서명누님이 기분이 좀 상하셔서 안 들어가시겠다고 하셔서, 우리는 그냥 앞에서 사진만 좀 찍고 돌아갈 생각으로 입구에 갔더니, 이젠 입구 안에만 들어서도 입장료를 내야 한단다. 들어갈까 하다가, 나도 컨디션이 별로여서 열심히 보기도 힘들 것 같고 해서 그냥 패스. 사진만 몇 장 찍고 다음 목적지로 출발.
 On the Road to the Border, Tibet  티벳 시골마을에서의 점심식사 중간에 작은 마을에 들러 점심식사. 나는 여전히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아 라싸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신라면을 먹었다.
그리고 오후에 목적지인 Shegar 도착. 정말 황량한 곳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EBC) 들어가기 전에 하루 묵는 곳. 샤워도 불가능하고 밥도 맛이 없다. 뚝바를 먹은 것 같은데, 정말... 반 정도 겨우 먹었다. 티벳음식은 썩 맛있지 않은 느낌이 지배적이었다. 하긴, 이렇게 황량한 곳에 채소를 키울 수도 없는 노릇이고. 기껏해야 먹을 수 있는 것은 보릿가루와 야크 정도밖에 없질 않나. 인도와 네팔에서는 한국사람들이 티벳음식이 입맛에 맞다며 많이들 먹던데, 나는 티벳에서 먹었던 티벳음식에 대한 기억이 썩 좋질 않아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샤워도 하지 못하고 난방도 되지 않는 골방에서 내일이 빨리 오기를 바라며 침낭 속에 들어가 일찍 잠을 청하는 기분도, 어쩐지 느껴볼만 하지 않은가.
 at Shegar(New Tingri), 테이블 위엔 생 야크고기가 놓여있다
2006. 12. 25 MON SHEGAR(NEW TINGRI) > EBC > Old Tingri
메리 크리스마스!
아침부터 서둘러 에베레스트를 향해 떠났다. 정말로 황량한 느낌이었는데, 히말라야 산맥이 보이니까 너무 멋있었다. 스물 셋의 나이로 지구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보다. 에베레스트, 쵸우, 시샤팡마가 멋지게 보였다.
 The Himalayas, Tibet  The Himalayas, Tibet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EBC) 밑까지 갔는데, 랜드크루저 운전사 아저씨가 길이 얼어서 못 올라간다고 했다. 그래서 다른 랜드크루저에 탄 외국인 둘이랑 총 5명이 경운기를 160위안에 빌려서 EBC까지 타고 갔다. 여기까지 와서 엄청 덜컹거리는 경운기를 탈 줄이야!
EBC에 올라가서 올려다본 에베레스트는 감동 그 자체였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을 마주하고 있는 환희는 설명하기 힘들다. 이곳에 오려면 돈과 시간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건강하지 않으면 고된 오프로드와 해발 5200m인 EBC의 고도를 감당할 수 없다. 에베레스트를 올려다보았다. 그 장엄함에, 히말라야를 오르는 산악인들의 마음을 단박에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정상에 오르고 싶었다.
 지구 최정상, 에베레스트  Mt. Everest 암모나이트 화석이 많다고 들어서 찾아봤는데, 정말 찾기가 힘들었다. 어디 잔뜩 모여있는 곳이 있는 것 같은데. 조금씩 흔적이 남은 것 몇 개 주워올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히말라야 산맥을 빠져나와 Old Tingri로 향했다. 새벽부터 반나절 동안 오프로드를 달려 에베레스트를 보았다. 그리고 다시 반나절을 달려 어둠이 짙게 내려앉을 무렵 Old Tingri에 도착했다. 에베레스트에서 Old Tingri까지는 EBC 근처 절에 사는 라마승 하나와 동승하게 되었다. 운전사 아저씨가 태워주고 돈 받아서 부수입을 얻는 듯. 말이 잘 통하지 않아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다. 티벳에서는 아들 셋을 낳으면 첫째는 아버지인가 어머니, 둘째는 불교, 셋째는 어머니인가 아버지를 위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들은 것 같은데. 어쨌든 둘째 아들은 출가시키는 것이 전통이라고 들은 것 같다.
Old Tingri 숙소는 정말로 열악했다. 전체 여행 일정 중 최고로 열악했던 곳. 게다가 사랑니가 너무 아프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에베레스트의 감동을 떠올리며 잠자리에 드는 것뿐.
 Everest Region
2006. 12. 26 TUE OLD TINGRI > JANGMU > KODARI > KATHMANDU
드디어 티벳을 떠나 네팔로 넘어가는 날이다. 어제 타이어에 바람이 좀 샜었는데, 바퀴를 때우느라 출발이 늦어졌다. 9시에 출발하기로 했는데 10시반이 되어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이제 히말라야를 넘어 히말라야의 남쪽면으로 내려간다. 가다보니 시샤팡마가 꽤 가깝게 보였다.
 시샤팡마  히말라야를 넘어  히말라야를 넘어 고개를 넘어 국경마을 장무에 도착했다. 산을 넘으니 딴세상이다. 히말라야의 북쪽이 겨울이라면, 산을 넘어오니 갑자기 계절이 봄으로 바뀐 느낌이 들었다. 물도 풍부하고, 산은 푸르다. 산맥을 하나 사이에 두고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싶었다.
 장무, 히말라야의 남쪽 장무에 도착해서는 3박4일 동안 랜드크루저를 운전해준 티벳 아저씨와 작별인사를 하고, 식당에서 스파게티를 먹었다. 장무는 중국인, 티벳인, 네팔인들이 모여사는 국제도시 같았다. 서로 섞여서 잘 살아가고 있었다. 곳곳에 네팔에서 물건을 사러 온 대형 트럭들이 눈에 띄었다. 차에 페인팅을 한 것이 독특했다. 'Keep Distance' 등의 문구도 기억에 남고. 이제 다시 컬쳐쇼크를 느낄 시간이 온 것이다. 다른 문화권으로의 진입이다.
조금 쉬고 정사장님이 환전 좀 한 후, Immigration에서 출국신고를 했다. Immigration에서 국경까지는 꽤 멀었다. 차비를 주고 중국 상인 차를 얻어타고 국경까지 내려갔다. 정말 구불구불한 산길에 네팔 트럭을 비롯한 많은 차들이 있는데, 운전 참 잘한다. 하긴, 여기선 운전을 잘 하지 않으면 바로 낭떠러지로 직행이다. 그래서 다들 운전을 잘 하게 된 건지, 아니면 그 때문에 운전을 잘 하는 사람만 살아남은 것인지 알 수 없다.
 안녕 티벳, 안녕 중국  반가워요 네팔! 육로로 국경을 넘는 것은 한국같은 '섬나라'에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참 신기하다. 외국에서 온 것을 '물 건너 온 것'이라고 칭하는 나라에서 온 사람에겐, 잘 적응이 되지 않는 일이다. 언젠가 우리도 통일이 되어, 육로로 외국에 갈 수 있는 날이 있다면 좋겠다. 국경을 넘는다는 것, 이렇게 별로 어렵지 않은 일인데 말이야.
네팔 국경마을 이름은 '코다리'이다. 국경 사무소에서 US$30을 내고 네팔 관광비자를 받았다. 유효기간 3개월짜리 단수비자. 역시 이곳은 다른 세계다. 새로운 문화권에 다시 적응해야 한다. 인종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 자연환경도 달랐다. 물도 풍부하고, 가난하지만 정말 살기 좋은 자연환경.
국경에서 카트만두까지 가는 걸로 차 한대를 1800 네팔루피를 주고 빌렸다. 1인당 600루피니까 우리돈으로 만원이 좀 안 된다. 1 USD = 70 NRs정도의 환율이었으니까. 성인 근로자의 한달 수입이 우리돈으로 5~6만원선인 곳에서, 이 정도의 요금은 상당히 비싼 축에 속한다. 그렇지만 영어를 잘 하는 호객꾼이 많은 부분을 가져가고, 운전을 하는 10대로 보이는 소년의 몫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차는 굉장히 오래된 일제차였다. 일본에서 1970~80년대쯤 택시로 쓰이다가 이곳까지 흘러온 것으로 보였다. 그래도 멀쩡히 오프로드에서 잘 굴러갔다. 일본인들이 이런 차를 보면 흐뭇하지 않을까? 여전히 그런 낡은 자동차가 '잘' 움직인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카트만두까지는 거리상으로는 그다지 멀지 않았지만, 구불구불한 오프로드 산길을 따라가서인지 4시간 이상 걸린 것 같다. 전기도 잘 들어오지 않는 시골마을을 지나와서 그런지 카트만두의 휘황찬란한 불빛이 반가웠다.
우리는 여행자들이 많이 모이는 타멜(Thamel) 지역으로 와서 카트만두에서 최초로 생긴 게스트하우스라는 Kathmandu Guest House에 트리플룸을 잡았다. 라싸를 떠나서 카트만두까지 3박4일 동안 열악한 상황에서 씻지도 못하고 여행했기 때문에, 하루 정도는 좋은 방에서 자보자는 마음으로 1인당 거의 우리돈 만원에 육박하는 비싼 숙소를 잡은 것이었다. 내 네팔 하루 예산이 우리돈 만원인 점을 고려해보면 얼마나 절실했는지 감이 오려나? :)
제대로 씻고, 근처 좋은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
한편, 네팔 진입과 동시에 Time Zone이 바뀌었다. 네팔은 UTC + 5시간 45분이다. 중국에서보다 2시간 15분 빠르다. 한국 기준으로는 3시간 15분 빠르고. 중국은 국토가 동서로 넓은데도 동쪽 베이징이나 서쪽 티벳이나 동일한 시간을 사용하기 때문에, 네팔과 시간차가 많이 난다.
어쨌든, 이제 네팔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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