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2006. 12. 5 TUE INCHON > TIANJIN
나는 귀국에 필요한 비행기 티켓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인천에서 중국으로 들어가는 배의 편도 티켓이 있었을 뿐이다. 그 때문인지, 아니면 긴 여행에서 무엇이 빠지지 않았는지 걱정이 되어서인지 전날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 한두시간 정도 눈을 붙이고, 아침에 일어나서 큰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입대할 때 생각이 났다. 잘 다녀오겠노라고 힘차게 말하고 부모님과 작별을 했지만, 마음 속에는 뭔지 모를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 일은 꼭 하고 싶었던 것이다. 하기로 했던 일이니까, 무조건 한다. 물러서는 일 따위는 없다.
그렇게 집을 나와 지하철을 타고 긴 시간을 달려 동인천역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택시를 타고 제2국제여객터미널로 향했다. 일단, 승선권을 발권하고, 근처 이마트에 가서 하루 동안 먹을 식료품을 샀다. 약간 모자란 듯한 느낌이 들어 위안화 환전도 조금 더 했다. 시간이 되어 배에 오르고, 드디어 출발.
이코노미 칸은 복도를 따라 2층침대로 구성되어 있다. 뭐, 나쁘지 않은 구성. 배엔 그다지 눈길을 끌 만한 시설이 없다. 객실과 휴게실, 샤워장, 식당, 로비 정도? 물론 등급이 높은 객실 안엔 DVD도 갖추어져 있고, 상당히 쾌적한 느낌이다. 배를 타면 좋은 점은 바다 한 가운데서 일몰과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점이겠지. 바닷바람을 맞는 것은 꽤 즐거운 일이다. 폭풍 같은 게 일어나서 파도가 심하지만 않다면. 일본에 갈 때 PanStar Dream호를 탔던 게 생각났다. 여객선은 거의 비슷한 느낌. 다만, 오사카에서 부산으로 돌아올 때 폭풍주의보 같은 게 발효되어 배멀미로 실신 지경에 이르렀던(..) 안 좋은 기억이 남아있다.
전날 잠을 별로 못 자서, 배에서는 거의 잠을 자면서 시간을 보냈다. 잠을 자지 않으면 그다지 할 일도 없고. 옆 칸에 탄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여튼, 피곤한데다 여행 첫날이라 꽤 긴장했던 것 같다. 오직 내 힘으로 타국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건, 경험이 있다고 해도 떨리기 마련이다.
2006. 12. 6 WED TIANJIN > BEIJING
천인호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여행 두 번째 날이 밝았다. 그렇지만 여전히 중국 땅에 도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오후 3시쯤 되어서야 배가 톈진항에 닿았다. 큰 배였지만 배멀미를 조금 했다. 물 색깔이 참 흐렸고, 그만큼 하늘도 흐렸다. 흙탕물에 흙탕하늘? 어쨌든, 그다지 맑고 깨끗한 느낌은 아니었다. 뭐랄까, 그다지 순탄치만은 않을 느낌이 들었다. 그날 따라 흐려서 그런 건지, 아니면 원래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후에 베이징에서 며칠 체류하면서 보니까 그쪽 지방 날씨가 (겨울에는) 조금 그런 느낌인 것 같았다.
어쨌든, 톈진과 베이징과의 관계는 인천과 서울의 관계로 생각하면 비슷하다. 그래서 베이징까지 이동을 해야 하는데, 배 안에서 북경까지 가는 버스를 접수 받는데 꽤 비싼 60위안(약 7200원)이었다. 내 베이징 하루 예산이 3만원이고, 그것도 베이징이라 넉넉하게 잡은 거였는데, 이 정도로 돈 쓰면서 다니기는 싫었다. 여행 초반에 가지는 오기랄까. 어쨌든, 북경어언문화대학이랑 왕징으로 간다고 하는데, 위치가 북경역이랑 멀어서 그냥 다음 카페 중국여행동호회(중여동)에서 본 대로 기차타고 북경까지 가기로 했다. 톈진항에 내려서 입국수속을 하고 터미널을 나오니 호객꾼들이 버스랑 택시 타라고 잡는다. 다 뿌리치고 나와서 중여동에서 본 대로 왼쪽으로 100 m 가량 걸어가니 102번 버스 종점이 있었다. 그곳에서 버스를 타면 탕구판(탕구역)까지 간다. 요금 겨우 1.5위안(약 180원).
탕구역 가서 오후 4시31분 베이징행 기차표를 끊었다. 그런데 기차가 연착되어서 50분쯤 탕구역에 기차가 들어왔다. 기차역과 객차 내부에는 철도승무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소리 지르고 난리났다. 기차가 들어오자 몰려드는 사람들에게 '줄 서서 타라'고 소리지르는 것 같았고, 객차 안에서도 '표 꺼내라'고 소리지르고, 어쨌든 통제가 심한 느낌이었다. 사회주의 국가의 느낌이란 이런 걸까. 하긴,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통제가 되지 않을 것도 같다. 어쨌든 마치 우리 나라 1980년대 기차의 느낌이 나는 열차를 타고, 3시간 반 정도를 달려 베이징역에 도착하니 8시가 넘더라. 분명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시간반 정도면 도착한다고 했는데. 어쨌든 베이징역에서도 자기네 숙소 가자고 하던 호객꾼을 다 뿌리쳤다. 그 중엔 싱글룸을 50위안(약 6천원)에 주겠다고 한 사람도 있었는데, 가지고 있던 객실 사진을 보니 꽤 좋아보였다. 상당히 좋은 가격이라 다른 때 같았으면 그곳에 묵었겠지만, 이번에 나올 때 웬만하면 도미토리로 가기로 마음을 먹고 있었기 때문에 거절했다. 다른 여행자들을 만나고 싶었거든. 싱글룸은 쾌적하고 편하긴 하지만 외롭다.
지하철을 타고 론리(Lonely Planet)에 나온 유스호스텔로 왔다. 5 beds dormitory인데 하루에 50위안(약 6천원)이다. 아까 싱글룸 가격하고 같다. 뭐, 하지만 그다지 비싸지는 않달까. 방에 온수도 나오고, 난방도 되고. 룸메이트는 스페인 남자 하나랑 중국 여자애 하나가 있는 듯 싶었다. 숙소를 잡았으니, 일단 짐 놓고 나와서 근처에 있던 신포우리만두 느낌의 중국 음식점에 들어가서 국수를 먹었다. 15위안(약 1800원). 일본 라면 비슷한 느낌인데, 중국 특유의 향신료 풀이 들어있다(..) 뭐 일단 그럭저럭 잘 먹었다.
집에 전화도 하고, 따뜻한 물에 샤워도 하고, 정말 행복했다. 드디어 중국이다. |
|
| Track this back : https://beautyfactory.blog/wp-trackback.php?p=347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