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이곳에 처음 도착해서 새로운 시작에 대한 각오를 다지던 기억이 생생한데, 벌써 이번 학기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려운 것보다는 양이 많아서, 이해할 것 보다는 암기해야 할 것이 많아서 허덕이다 보니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가 버렸다. 그런 와중에도 나는 항상 행복함과 마음의 평온함을 유지하려고 했고, 그래서인지 조금 지치기는 했으나 녹아웃 되어 버리지는 않은 것 같다.
여기서 해야할 일이 많으니 바깥 세상과는 일정부분 단절되어 살아가게 된다. 물론, 내가 하는 일에 집중하고 잘 해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런 단절에서 오는 불충족이랄까, 그런 느낌이 든다. 나는 나의 경험으로 구성되므로 내가 학부 때 공부했던 물리학이나 기업에서 맛봤던 비즈니스에서 익힌 프레임을 통해 내 주변을 바라보게 된다. 지금의 나는 '왜 이것을 하는지'에 대해 세 가지 이유를 들어 멋있게 설명할 필요도 없고,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대답할 필요도 없다. 진심인지의 여부를 떠나, 확고한 커리어 플랜과 그것을 백업할 논리와 논거들이 필요했던 비즈니스 세계와는 너무 다르다. 어쩌면 진심이 아닐 수도 있는 그런 미려한 말들에 어려움을 느끼기는 했지만, 그런 것들이 거의 완전히 결여된 지금의 생활에서는 그런 논리적 프레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보면 황량한 벌판에서 혼자 살아남아야 하는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스스로의 포지셔닝과 마케팅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논리가 필요한 건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그런 고민은 크게 할 필요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주어진 트레이닝 과정을 잘 따라가서 그것들을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트레이닝이 끝난 시점에서는, 그리고 나만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싶다면, 비즈니스에서 필요한 포지셔닝과 마케팅은 필수다.
내가 왜 이것을 하고 있고, 왜 그것을 하고 싶고, 왜 내가 거기에 적합한 사람인지... 그런 생각들이 미래를 개척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현재의 힘든 생활을 헤쳐 나가는 데에도 든든한 버팀목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들이 지금의 나에겐 결여되어 있다. |
|
| Track this back : https://beautyfactory.blog/wp-trackback.php?p=1161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