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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뉴스에 대한 집착


2008/12/12 21:36 | Thoughts/Technology
다음 달부터 네이버가 야심차게 준비하는 OpenCast라는 것이 있다. 이것의 본질이 뭔지는 사용자 입장에서 별 관심 없는 주제이다. 다만, 겉 모습이 꽤 많이 바뀌기 때문에 '어 바뀌었네?' 정도의 효과는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주제에 관한 상세한 분석으로는 웹 기획자 트람님의 포스팅이 올라와 있다.

나로서는 단지, 오픈캐스트를 보고 나서 느낀 점은,

"뉴스에 징하게도 집착하는구만"

이다.

현재 네이버 화면과 새로 개편될 네이버 화면을 살펴보자.

현재의 네이버

현재의 네이버

네이버 오픈캐스트

네이버 오픈캐스트


원래 1:2:1 비율의 3단 화면이 오픈캐스트에서는 1:3:2 정도의 3단 화면으로 바뀌었다. 중앙의 빨간 테두리는 뉴스 위치인데, 개편 후 더 목 좋은 자리가 되었다. 그리고 그 좋은 자리를 여전히 뉴스가 차지하고 있다.

언론의 역할에는 어떤 사실을 취재해서 기사화 하는 것과 어떤 기사를 최종적으로 독자에게 전달할 지를 결정하는 문지기 역할(Gate Keeping)이 있다. 이 중, 네이버와 같은 포털은 분명히 기사를 취사 선택해서 편집하는 기능을 하고 있으니, 당연히 일종의 유사 언론 역할을 하고 있는 거다.

여기에 대한 반발이 심해지자 최근 네이버는 뉴스 편집을 직접 하지 않고, 언론사에게 맡기기로 했다. 네이버에 들어가면, 뉴스 자리에 랜덤으로 한 언론사의 뉴스박스가 뜨는데, 그 뉴스박스를 해당 언론사가 편집하기로 했다는 거다. (최초엔 로딩속도를 이유로 상위 14개 언론사만 대상으로 한다고 했는데, 언론사들이 집단 불참하기로 하자 오늘 전체 기사 공급 언론사로 확대한 것 같다) 노출되는 뉴스박스는 기본적으로 임의로 선정되지만, 사용자가 설정을 하면 해당 언론사만 고정적으로 노출이 된다고 한다.

네이버가 이런 방법을 생각해 낸 이유는 다음과 같다고 보인다:

1. 유사 언론으로서의 위치 때문에 정치적으로 규제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2. 같은 이유로 언론사들의 견제가 만만치 않다.

네이버가 얻을 수 있는 이득이라면 이럴 것이다:

1. 편집권을 포기함으로써, 규제와 견제를 회피한다.
2. 뉴스 컨텐츠가 사용자들을 끌어들이는 효과는 계속 누린다.

네이버가 왜 뉴스 편집권을 계속 놓고 있지 않나, 하는 것은 2번의 이유도 크겠지만, 기본적으로 스스로도 정보통신 기업만이 아닌 '언론'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네이버의 창업자인 이해진 씨와 한게임 창업자인 김범수 씨는 공대 출신이지만, 현재 NHN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최휘영 씨는 연합뉴스/YTN을 거친 언론인 출신이다.

기본적으로 나는 인터넷 포털이 언론의 역할을 하게 된다면 정치적 규제나 언론사의 견제를 받기 때문에 별로 유리하지 않은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구글처럼 뉴스 서비스는 따로 떼어내서 '기계적인 편집'을 하는 것이 포털로서는 규제를 피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일전에 아프리카를 운영하는 나우콤의 문용식 대표가 저작권 침해 조장으로 잡혀 들어갔다. 뭐, 저작권 문제도 있었겠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아프리카를 타고 전국에 방송된 촛불집회 생중계 때문에 정치적 탄압이 이루어진 것 아니냐는 시선이 많았다. 최근에 NHN과 다음도 mp3 공유 방조 때문에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는데, 저작권 침해는 분명히 문제다. 하지만, 이것이 '분명 언론의 역할을 하는' 포털 길들이기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는 스스로 언론이라는 정체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오픈캐스트라는 개편 노력에도 불구하고 네이버에 대한 규제 명분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담으로, 나는 검색엔진으로 구글을 많이 쓰는데, 네이버에서 검색할 일(주로 책/쇼핑/지도/교통 등)이 있을 때는 네이버SE(Simple Edition)를 이용한다.

Google 메인화면

Google 메인화면

네이버 SE 메인화면

네이버 SE 메인화면

처음에 보고, 구글 따라하기인가, 싶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네이버는 우리나라에서 '검색'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구글에 비해 자료 검색능력은 떨어지지만, 정보를 잘 가공해서 사용자 입장에서 이용하기 편하게 제공해주었다. 그것이 네이버가 지금까지 커 올 수 있었던 핵심 역량이 아닐까. 그래서 저렇게 네이버의 이미지를 '초록색 검색창'으로 각인시키는 것일테고.

재미있는 점은, 네이버 SE가 분명히 개발자들이 잔뜩 모여있을 네이버랩의 작품이란 건데, 이들이 생각하는 네이버의 정체성과 임원진에서 생각하는 네이버의 정체성은 다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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