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bout Guestbook A W
 Category
 Recent Entries
내일 (1)
믿음에 대해 생각한다
촛불
A life reloaded
하루
 Tags [click]
시국미사 NASA Stanford 강가 Durbar Square 노력 르누아르 카지노 네이버 T27 바둑 일제강점기 감세 칸차나부리 광장시장 We Are the World 로즈가든 Google Analytics 태국 향기 포카라 똥개 여행을 떠나다 고갱 류비셰프 MBK 볶음밥 칸 현각스님 LHC Goldman Sachs
 Visitor Statistics
Total : 549687
Today : 1
Yesterday : 10
[Since 17 July 2006]
rss atom

길 위에서: Getting Started


2007/03/17 18:28 | Travel/티벳.네팔.인도.태국

In Tibet, on the road to the border


인생을 살면서 때론 떠나야만 하는 때가 온다. 여행에 대한 환상이 없었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나는 2년이 넘는 감금생활을 견디며 좀더 넓은 세상에 밟을 디디고 싶었다. 교대근무를 하면서 밤에 일을 하게 되면 세계지도를 펴놓고 가고 싶은 곳을 꼽아보곤 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모스크바까지 이주일 동안 달려보고 싶었다. 지구를 내 발로 디뎌보고 싶었다. 세상은 넓으니까.

하지만, 막상 자유를 찾게 되자 어지럼증이 밀려왔다. 항상 꿈꾸던 것이 현실이 되었을 때의 그 어지럼증. 기쁘긴 했지만 생각만큼 세상이 장밋빛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그렇게 현실에서 해야 할 것 같은 일들을 하나씩 해가면서, 학교로 돌아갈 준비를 하면서 이제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까 생각했다. 학교에 돌아가 공부를 하고, 우수한 성적을 받고, 공부를 계속 해야하나. 그렇지만 무언가가 앙금처럼 가슴 속에 남아 있었다.

"떠나고 싶다"

그런 열망이었다. 조금 일찍 학교를 다니고, 조금 일찍 졸업하고, 조금 일찍 무언가를 한다고 해서 나의 인생이 더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나는 내 페이스 대로,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열심히 살면 되는 것이다.

망설임은 길었지만 결정은 빨랐다. 나는 짧은 시간 동안 운전 연습도 하고, 윈드서핑도 하면서 일을 구하기 시작했다. 다행하게도 좋은 일자리를 찾았고, 한번 회사를 옮기기는 했지만 계속해서 좋은 곳에서 훌륭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자금이 마련되자 나는 드디어 세계로 발을 디뎠다.

정말로 큰 땅이었던 중국을 횡단하면서, 티벳 사람들이 한족의 지배 아래서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보면서, 그리고 중국이 그들의 국토를 어떻게 개발하고 있는지를 보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적으로 중국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티벳을 지나 히말라야를 넘어 네팔로 넘어갈 때는, 스물 셋의 나이로 지구의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를 볼 수 있었다. 지구에 그곳보다 높은 곳은 없다. 그런 사실이 나를 압도했다. "산이 그곳에 있기에 오른다"는 산악인들의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네팔의 따뜻한 기후와 깨끗한 자연은 히말라야를 넘어온 나에게는 천국같이 느껴졌다. 아직 개발은 덜 되었지만, 네팔어 시간을 빼고는 초등학교부터 모두 영어로 수업하고, 조회까지 영어로 진행하는 네팔의 학교를 보면서 이 나라는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까 생각해보았다. 히말라야라는 자연의 선물 빼고는 딱히 내세울 것이 없는 네팔의 향후 발전전략은 어떤 것일까. 왕을 몰아낸지 1년도 되지 않은 곳에서, 너무 많은 정당들과 각종 이익단체의 자기 목소리 내기가 존재하는 네팔에서, 파업 때문에 길이 막혀 멈춰선 버스에서 내려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걸으면서 개발과 정치적 자유는 공존할 수 있는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거대한 인도에서는 정말로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문화를 볼 수 있었다. 정말로 컸다. 인도에서 생로병사를 비롯한 인생의 여덟가지 고통을 한번에 목도하면서,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바라나시의 시신을 화장하는 가트 옆에서 연을 날리며 노는 아이들, 구경하는 관광객들, 장작을 나르는 사람들, 배설물과 함께 뒹구는 소떼들, 장작 밖으로 튀어나온 팔이나 다리 따위를 불 속에 집어넣는 인도인들. 팔이나 다리가 잘못되어 이상한 자세를 하고 구걸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내장이 보일 정도의 상처를 치료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집시 여인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옆으로 인도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초현대식 건물이 들어서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 모든 것들이 뒤섞여 있었던 인도. 섣불리 좋다, 나쁘다 말할 수가 없겠더라. 그냥, 정말로 컸다. 정말로 정말로 컸다.

그리고 열대지방 태국. 여러 말이 필요 없다. Amazing - 이 한마디로 충분하지 않을까. 좀더 부연하자면, 'Everything is possible in Thailand'. 좋은 것, 나쁜 것, 오래된 것, 새 것, 고궁, 초현대식 쇼핑몰, 사원, 승려, 유럽풍 건물, 영화, 예쁜 여자, 잘생긴 남자, 싸고 맛있는 음식, 게이, 트랜스 젠더, ... 그 다양함에 복잡한 심경이 될 때도 있지만, Amazing Thailand를 싫어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좋다. 정말로.


여행을 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세상은 정말로 넓었다. 그것들을 하나하나 경험해가면서 나는 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조금은 더 잘 알게 되었다. 왜냐하면 여행은 일종의 압축된 인생이기 때문이다.

동생이 내게 이렇게 물었던 적이 있다. "여행에서 뭘 배웠어?" 그때의 나로서는 상당히 어려운 질문이었던 것 같다. 그냥 "혼자 사는 법을 배웠다"고 둘러댔었지. 하지만 지금의 나는 좀더 자신있게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여행에서 인생을 배웠다".
Tag :
Track this back : https://beautyfactory.blog/wp-trackback.php?p=282
Commented by ibo at 2007/03/20 00:25  r x
아.. 멋지다. '자신있게'. 압축된 인생...

두근두근하면서 읽었어. "좋은 것, 나쁜 것, 친절한 사람, 무례한 사람.." 등의 단어들 뒤에 말하지 않은 경험과 감정들이 녹아들어 있겠지. 이 모든 것이 '인생에 영향을 미쳤다'고 회상할 수 있도록 스며들었겠지. 자연스레 '내가 여행을 하게 된다면' 하고 생각하게 됐어. 무엇을 얻을지, 떠나 보지도 않고 많이 추측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한 건.. 내 불안과 문제들과 코 앞에서 직면할 거라는 것. 매일매일 일상 생활에서 하고 있는 것보다 더 가까이.
그것이 내게 결과적으로 플러스가 될지, 아니면 불안을 강화시키기만 하게 될지... 후자에 대한 걱정이 앞서서 나는 여행갈 엄두를 못 내고 있는 것 같아.
Commented by 카시스 at 2007/03/20 15:32  r x
저도 여행을 통해서 무얼 배웠냐! 라고 물으면 솔직히 뭘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저 경험하고 보고 느끼면서 자신의 세계가 더 넓어진것 같은 느낌과 사람들 속에서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지요. 확실히 인생이란 도로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다른 차선으로 함께 달리는 이가 있는가 하면 나와는 다른 방향으로 달리는 이도 있고 교차로에서 마주치기도 하면서 떠나보내고 맞이하고... 여행을 통해서 그걸 볼 수 있는 시야가 조금 넓어진것 같은 느낌이 들지요. 또 사진으로만 볼수 있었던 것을 실제로 보게 되었을 때의 박력이란... 저도 네팔이나 인도에 가보고 싶어지네요.^^
Commented by 꽃경내 at 2007/07/18 23:31  r x
여행에서 '시선'이 생겼어요.
그건 어디까지나 나의 것이기에,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었기에
그게 날 위한 자유였기에 좋았던 것 같아요.
길 사진을 보니 정말로 "떠나고 싶다"

     
 


 Recent Comments
Kaixo, zure prezioa jaki...
Robertentix - 03:49
http://www.letssarm.com/...
아즈 - 2014
마음도 수미상관이랄까,...
아즈 - 2013
벌써 6년이 다 되어가는...
아즈 - 2013
반복되는 날들을 지나다보...
liyukw - 2013
인쇄해갑니다!
lscarth - 2013
 Recent Trackbacks
Nerd test - 이거 먹는건...
소시민의 은신처.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Beauty Factory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Beauty Factory
 Calendar
«   2026/11   »
일 월 화 수 목 금 토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Archive
2015/08
2015/07
2014/11
2014/09
2014/06
 Location [click]
 Link
1st avenue
bidy
Cosmic Variance
Crossroads
docblog
doona.net
enjoy epecial one
ExtraD
iboshige
isostasy
Jamie in Boston
jamie's seoul and seoulite
moonsix
nimadra
seayong lee
sylpheed
trupy
yuki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