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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는 3년만에 만난 친구들과 값비싼 삼겹살을 구워 저녁을 해결하고, 막 스무살이 되었을 무렵에 지겹도록 반복했던 술집과 노래방 코스를 거치며 이야기를 하고 노래를 불러댔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시간 범위를 훌쩍 벗어났지만, 3년만에 만난 친구들에게 그만 가봐야겠다고 할 수 없었다. 이젠 몇 년 전인지 한 손에 꼽을 수도 없게 된 고교시절 이야기도 하고, 우리 한 세대 위의 형, 누나들이 그랬듯 우리 시대인 1990년대의 노래를 불렀다. 돈 이야기를 하고, 결혼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나는 그날 두 시간도 자지 못하고 학교에 갔다가 돌아와서는 레주메를 손 보고, 녀석들을 만나러 갔었다. 그러나 어쩐지 여유란 것이 내게만 결핍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녀석들은 충분히 연애를 하고, 펀드에도 투자를 하고, 과외를 하는 데에도 그다지 어려움을 느끼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내 삶은 전혀 그렇지 않아 약간의 괴리감을 느끼게 되었다.
오늘부터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대략 주말엔 하루에 6시간 정도까지는 투입할 각오를 해야 할텐데, 여유 시간은 부족하지만 여행에서 돌아와 바닥을 드러낸 내 재정을 채우기 위해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전히 나의 하루는 고작 24시간이고, 그 24시간을 오롯이 일 처리에 쓰기는 힘들다. 휴식할 시간이 부족하니 능률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고, 그렇게 되면 일 처리에 좀더 긴 시간이 걸려 더욱 여유가 부족해진다. 그런 악순환이 시작되면 안 되는데. 지금까지는 어떻게 해서든 막아내고 있다. 사실, 최대한 능률적으로 일처리를 해서 여유시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방법인데,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정도의 일을 하기로 한 건지 좀처럼 그렇게 되지 않는다.
친구의 "사랑이란 이상과 현실의 타협이다"라는 발언이 기억에 남는다. 맞는 말이야. 하지만 나는, 모든 면에서 이상을 향한 고개를 - 적어도 아직은, - 돌릴 수가 없는가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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