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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상 서울을 일주하느라 꽤 피곤한 주말. 경복궁에서 D형과 D누나를 만나 결국 궁 안엔 들어가지 않고 삼청동을 걸었다. 역시나, 카메라를 들고 출사를 나온 사람들, 데이트 하러 온 연인들이 잔뜩 있었다. 우리는 전통찻집에 들어가 오미자차와 매실차 같은 것을 시켜놓고 체스를 두었다. 일상적인 대화 사이에도 나의 현황과 향후 인생의 방향설정 같은 주제를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조만간 할 체스모임에선 와인바 같은 데에 가서 인생 컨설팅(笑) 좀 받기로 했는데, 은근히 기대가 된달까. 선배들의 조언을 얻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다. 한 인간의 경험치는 한정되어 있는데,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자신의 인생을 나보다 먼저 살아가신 분들의 의견을 듣는 것은 이 한계를 보완해준다. 그래서 나는 선배들이 좋다.
돌아오는 길에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Jackson의 전자기학 책을 충동구매하고 말았다. 전공과목의 경우 교과서 하나에 최소한 참고도서 하나 정도는 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다, 물리학과 전공에서 고전역학 및 양자역학과 함께 핵심을 이루고 있는 과목이라 그 필요성이 더 높았던 것 같다. 물론, 이게 핑계라면 핑계지만. 뭐, 어쨌든 대학원 수준에 맞춰 쓰여있어 난이도가 상당히 높다는 의견을 많이 들었는데, 그래도 좋은 책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같은 주제라도 책마다 각자의 시각을 가지고 있고, 한 책에서 다루지 않은 세세한 내용을 다른 책에서는 보완할 수도 있고. 뭐, 늘상 그렇듯이 Feynman의 Lecture 시리즈 2권(전자기학)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나중에 떠올렸고. 네팔 근로자 한달 평균 소득에 근접한 꽤나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책을 가져와서 약간 부담이 된 것도 사실이지만, 언젠가 수입의 1/3은 저축, 1/3은 생활비, 그리고 나머지 1/3은 책 구입이나 교육비 등 자신을 위해 투자하라는 지출원칙을 본 기억이 있어 조금은 위안을 삼기로 했다.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중간고사를 보게 되는데 별다른 느낌도 없고. 게다가 상당수의 과목이 시험기간에도 그대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특별히 다른 것은 없을 것 같다. 게다가 나도 내일 시험을 볼 과목은 제쳐두고 다른 과목의 과제를 하고 있으니. 뭐, 이젠 난이도나 양, 어느 것을 보나 벼락치기라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냥 평소에 하던대로 담담하게 시험을 치뤄내면 그뿐이겠지.
그리고 이제 슬슬 여유를 좀 만들어서 나의 생활 및 인생에 대한 분석을 수행해야겠다. 오늘 우연히 TV에서 난치병 어린이들의 꿈을 이루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봉사단체 Make a Wish를 보면서 감동한 결과다. 이 사람들, 정말 대단한 일을 하고 있구나 싶었다. 나도 좀더 세상에 기여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제대로된 계획을 세워보고 싶었달까. 장기계획으로 시작하여 단기 생활원칙까지, 그리고 내 시간을 어디에 투입해야 할지 제대로된 플랜을 작성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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