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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모든 국민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사회적인 합의가 된 복지로는 교육과 의료가 있다. 교육의 경우 초등학교 및 중학교가 '의무교육'으로 모든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또한, 의료는 국가의료보험을 통해 모든 국민에게 제공되고 있다. 의료 역시 교육과 마찬가지로 보편적 복지에 해당한다. 이번에 결국 국민투표까지 가게 된 무상급식 이슈는 의무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급식이 과연 의무교육에 포함되는 사안인지 아닌지 여부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했다. 즉, '의무교육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가'가 주된 이슈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의무교육을 받기 위해 직접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넓은 관점에서 교육 서비스와 통합해서 '의무교육 패키지'로 제공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즉, 모든 국민들이 누구나 불편함 없이 의무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교육 서비스를 비롯하여 교육을 받는데 필요한 각종 물품들(준비물), 교육을 받는 중에 하는 식사 등을 함께 '패키지'로 제공해야 한다고 본다. 그것이 모든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제공하는 교육인 '의무교육'의 이념에 맞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 대한 반론으로는, 첫째로 직접적인 교육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의무교육에 속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있을테고, 둘째로 '의무교육 패키지' 주장에는 동의하지만 재정적인 문제로 직접적 교육 서비스 외에는 제공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있을 것이다. 이것들은 가치판단 문제이므로 충분한 논의를 통해 합의를 하고, 그것이 어렵다면 지금과 같이 주민투표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교육'이라는 보편적 복지의 범위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 이번 '무상급식' 이슈는 결국 정치논쟁으로 변질되어 버렸다. 어린아이 편 가르기도 아니고, '나쁜 투표'라는 건 대체 무슨 표현인지? 세상은 나쁜 사람과 좋은 사람으로 양분되는 것일까? 그리고 해당 이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기 위해, 무상급식이라는 이슈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공직을 투표결과에 거는 행위는 이번 투표를 도박판으로 만들겠다는 것일까? 내 개인정보는 어떻게 알았는지, 투표를 독려하는 문자를 받고는 황당하기 그지 없었다. 정말 진지하고 심도있는 논의가 있어야 하는 시점에 어린아이 장난 같기만 한 이런 정치싸움은 유치하기만 하다. 우리 아이들 밥을 굶겨야 되겠냐는 둥, 망국적 세금폭탄이 될 거라는 둥, 선정적인 구호를 남발하는 정치권을 보며 굉장히 모멸감을 느꼈다. 나를 포함한 국민들을 그토록 유치하고 바보로 보고 있다는 의미일 테니까. 가치판단도 하지 못하고 그런 선정적인 문구들을 보면서 편가르기나 하는 그런 사람으로 취급받는 불쾌한 기분이다.
어쨌든, 이번 국민투표가 무산되면서, 예정대로 초등학교 및 중학교에서 무상급식이 단계적으로 실시될 것이고, 서울시장은 시장직을 사퇴해야 되는 상황이 되었다. 최근에 인터넷에서 발생하던 마녀사냥이나 악플들도 많이 자정작용이 일어나고 있고 네티즌들도 예전에보다는 성숙해져 가는 것 같은데, 이번 국민투표와 같은 경험이 쌓이면서 우리나라의 정치적 논의들도 좀 더 성숙해지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져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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