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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성장, 그리고 음주
2006/08/11 02:06 | Life/Life until 2007
이곳에서 내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은 누구에게도 폐가 되지 않으니까 상관없지만, 어쨌든 오늘 등장하는 친구는 편의상 B라고 하겠다. 혹시라도 이렇게 주절거리는 것이 폐가 되지는 않는다면 좋겠고. 나로서는 흐뭇해서 견딜 수가 없는 지경이니까, 이해해주길 :)


어쨌든 오늘 B를 오랜만에, 아니 오프라인에선 처음으로 만났다. 대강 어림잡아 10년쯤 알고 지낸 사이인데 너무한 걸까? 어쨌든 더운 여름날 우리는 만나, 소시지와 샐러드 같은 걸 먹었다. 나는 아래의 햄 스파게티(..)를 먹고 나오는 길이라 그다지 배가 고프지는 않았는데, B는 밥을 못 먹어서 배가 고픈 듯. 여튼 그런 것을 먹으면서 맥주도 1000cc쯤 마시고. 난 좀 술에는 약한 편인데 오랜만에 이 정도 마시는 듯한.

뭐, 사실 한 일은 별로 없지. 간단하게 밥을 먹고, 창고 같은 느낌의 술집에서 B는 블러드 마티니, 나는 메뉴에서 찾지 못한 스크루 드라이버를 마셨을 뿐. 그리고 거리를 걸었다.

그런 건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그냥, 내 기억 속엔 아직 중학생이던 B가, 어느새 대학생이 되어 내 앞에 앉아 있었다. 예민하고, 쉽게 상처받고, 여리던 녀석이 어느새 밝은 이십대로 자라 있었다. 학교는 잘 다니고 있고, 지금은 과외를 두 개 하고 있으며, 스쿨밴드에서 드럼을 연주하고 있단다. 물론, B의 삶에는 연애도 끼어있다. 와, 정말이지 완벽한 대학생의 모습이다! 어쩐지 나는 심각하게 감동해버렸다. 이렇게 잘 자라주다니, 동생 이보시게를 보면 느껴지는 뿌듯함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B도 나를 보면서 비슷하게 뿌듯하다고 하던데, 나도 잘 자라난걸까 싶었다. 그래, 우리는 둘다 예민했고 여렸던 십대를 거쳐서 이렇게 밝게 자라났지. 아무래도 이 편이 좋은 거겠지?

나는 지긋지긋했던 고교생활을 끝마치고, 대학에 들어가고부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그 이전에 내가 나의 존재이유로 여겼던 기반들이 하나씩 무너지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십대 때는 나는 예민해야 한다거나, 우울한 느낌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 같은 느낌 같은 것이 있었다. 그것은 나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그런 식으로 규정했던 것인데, 그런 것들이 이십 살이 되면서, 좀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게 되자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나는 기존의 존재기반이 사라지고, 새로운 기반을 찾아야 했으므로, 굉장한 내적 방황을 했었다. 그런 것, 설명해봤자 알 수 있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알 수 없는 거다. 어쨌든 그 시기가 지나고, 나는 좀더 외향적이고, 좀더 밝고, 좀더 긍정적인 인간이 되었다. 그런 게 성장일까. 여행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세상은 넓고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나는 좀더 자유롭게 되었다.

그래, 내가 그런 것들을 겪던 무렵, B도 나름대로 그런 비슷한 성장통을 겪었던 것 같다. 어쩐지, 너무나 기특하게 자라주어서 고마운 느낌. 예전 그대로 아파하지도 않고, 힘들어하지도 않고, 정말 기특하게 자라주어서.

사실, 성장이 어떻니 하는 심각한 느낌은 전혀 아니었다. 그냥, 우리의 지난 세월을 보며, 또 우리의 현재를 보며 벅찬 가슴을 안고 상대를 바라보았던 것이 아닐까. 우리는 멋진 인간으로 성장하고 있구나, 하는 흐뭇한 기분. 세상엔 그다지 대단한 일은 없고, 작은 일로 상처받을 필요 같은 것은 없다는 그런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달까.

나, 너무 뿌듯했다. B도 나를 보면서 그런 뿌듯함을 느꼈을까. 그렇다면 나 역시 지난 세월들을 헛되이 보낸 것이 아니겠지. 우리 정말 열심히 살아서, 멋진 인간이 되자. 기대해도 될 것 같아. :)
Commented by ibo at 2006/08/13 22:15  r x
아이고...:) we wear the same clothes because we feel the same
Commented by 아즈 at 2006/08/14 22:34  r x
ibo/ 응 .. :) 정말 흐뭇했어. 다들 잘 자라주어서.

     
 


햄 스파게티
2006/08/11 01:07 | Thoughts/Cooking
동생이 휴가나왔다가 복귀하는 날이라, 스파게티에 불타오르고 있는 요즘, 동생에게 스파게티도 먹일 겸 해서 새로운 스파게티에 또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사실, 애초 계획은 생크림 없이 우유와 밀가루를 사용해 크림소스 스파게티를 만드는 거였다. 레시피를 찾아보니, 이렇게 만들 경우 1인분에 우유 500mL 정도가 필요한 듯 싶었다. 생크림을 쓰지 않고, 이렇게 만들 경우 느끼함도 덜하고, 괜찮다는 평이어서 도전의 욕구가 일었다. 뭐, 사실 나는 까르보나라의 느끼함이 좋기 때문에 별 상관은 없었지만. 생크림의 경우는 보통 개봉 후 24시간 내에 모두 사용하라고 되어있기 때문에, 양 조절도 그렇고 좀 곤란한 면이 많은 것 같았다. 물론, 가격도 꽤 비싸다!

그런데 왜 제목은 햄 스파게티냐. 안타깝게도 소스를 만들다가 중간에 우유가 없음을 발견(..) 황급히 햄 스파게티로 전환했다. 뭐, 레시피가 따로 없이 내 임의대로 만들긴 했지만 그럭저럭의 결과물이 나와서 일단 올려본다.


재료(2인분 기준)
스파게티_200g
햄_70g
쪽파_4줄
양파_1/2개
마늘_2개
송이버섯_1개
소금,후추_약간
올리브유_2큰술


1. 우선 재료를 준비한다. 마늘은 쪽을 내서 썰어놓고, 양파는 다져놓든가 혹은 잘게 썰어놓는다. 송이버섯은 얇게 잘라주고, 쪽파는 모양을 내는 게 주된 목적이니까 반듯하게 자른다. 쪽파의 줄기부분은 사용하지 않는 편이 예쁠 듯.



2. 원래 크림소스를 만들려고 했기 때문에, 사진에는 햄이 없는데, 나중에 우유가 없어서 부랴부랴 채썰기 해서 준비했다(..) 여튼, 재료가 준비되면,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마늘을 볶는다. 마늘이 노릇노릇해지면 양파를 넣고 볶는다. 양파도 노릇노릇해지면, 햄을 넣고 조금 볶다가 송이버섯, 쪽파를 넣고 계속 볶아준다. 약한 불에 볶지 않으면 달라붙을 수도 있다(..)


3. 면 삶기에 대해서는 지난번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 포스팅에서 언급했으니, 간단히 요점만.
- 스파게티 100g당 물 1L (2인분 200g이면 2L)
- 물이 끓으면 소금을 물의 1%(1L면 1g, 2L면 2g)가 되게 넣어준다. 2g이면 4작은술이다.
- 소금을 넣은 후 올리브유를 넣어 면이 달라붙는 것을 방지한다.
- 면을 익히는 시간은 포장지에 표시되어 있다. 1분쯤 전에 면을 꺼내어 중간을 잘라본다. 중간에 바늘로 그은 것 같은 굵기의 하얀줄이 있다면 알맞게 익은 알덴테 상태. 시간을 맞추어 채에 건져낸다. 찬물로 헹구는 것은 금물.

4. 스파게티면이 삶아졌으면, 프라이팬에 넣고 볶고 있던 재료와 잘 섞는다. 간은 후추와 소금으로 맞추면 되는데, 소금을 꽤 많이 넣어버려 좀 짠 느낌이 있었다. 햄을 스팸을 사용해서 그런지 약간 짠 맛이 있었으니까, 소금은 거의 안 넣어도 되었을 듯. 다음부터는 주의해야지.



5. 이제 완성. 맛있게 먹어주면 된다!



급조한 것 치고는 먹을만 했다(..) 다음엔 재료를 제대로 확인하고 시작해야겠다; 이렇게 된 이상 다음 과제는 크림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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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지은양 at 2006/08/11 01:37  r x
사진은 모두 레이저 빔! 작품이로군요! 으히히
Commented by 아즈 at 2006/08/11 02:33  r x
지은양/ 전부 RAZR로 찍었지-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
2006/08/09 21:00 | Thoughts/Cooking
요즘들어 이상하게 스파게티가 먹고 싶었다. 크림소스도 좋고, 토마토소스도 좋고, 해물이 들어가든, 채소만 들어가든, 고기가 들어가든 좋다. 부모님은 두분 다 일하시기 때문에 집에는 음식재료가 썩 많지는 않다. 언제 날 잡아서 내가 장을 봐와서 뭔가 만들어 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 꽤 이전의 일 같은데, 어쨌든 지금까지는 그럴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가 오늘, 이것저것 장을 봐서 스파게티에 도전.

스파게티는 어릴 때 몇 번 삶다가 완전히 실패한 기억 정도밖에 없었는데, 이번엔 제대로 해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국수는 그럭저럭 삶는데, 스파게티는 경험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쉽지 않은 듯 싶었다. 면을 삶는 방법부터, 여러가지 소스를 만드는 법까지 살펴본 후, 일단 기본적인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부터 만들어 보기로 했다. 그것도 본격적인 토마토 페이스트를 이용한 토마토 소스가 아닌, 약식으로 토마토를 살짝 익혀서 만드는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에 도전.


우선 장을 보았다. 오늘 해볼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를 비롯해, 앞으로 만들어볼 예정인 까르보나라, 햄 스파게티 등을 염두에 두고 몇 가지 재료를 더 샀다. 스파게티면과 햄, 쪽파, 밀가루, 오이피클 등을 구입. 음료로는 버드와이저와 밀러를 캔으로 구입했다.

파슬리, 브로콜리, 새우, 화이트와인, 생크림 등도 구입할 생각이었는데, 적당한 것이 없거나 물건이 아예 없어서 살 수가 없었다. 뭐, 없는 재료는 어떻게든 대체하면 되니까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만.


레시피는 인터넷을 검색해도 여럿 나오지만, 일단 예전에 구입한 <내 부엌으로 하루키가 걸어들어왔다 01>을 참조. 하루키의 소설에는 요리를 하는 장면이 많기 때문에, 그 내용을 바탕으로 독자들이 쓴 요리책이다.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의 재료는 다음과 같다.

재료 (2인분 기준)
스파게티_200g
마늘_1쪽
양파_1/2개
토마토_2개
올리브유_2큰술
소금, 후추_조금


1. 우선 재료를 준비한다. 양파, 마늘은 잘게 다져놓고, 토마토는 1 cm 크기로 깍둑썰기를 한 다음 채에 담아 물기와 씨를 뺀다. 특히 씨 부분에 물기가 많은데, 손으로 적당히 골라내면 될 듯 싶다.



2. 소스 재료가 준비되면 면을 삶는다. 스파게티면 100g당 물 1L를 끓이면 된다. 나는 일단 레시피대로 만들려고 했고, 어느정도 배도 고파서 2인분을 만들기로 했다. 그래서 스파게티면 200g, 물은 2L를 끓였다. 스파게티면 봉지에 500g이라고 쓰여 있었으니까, 반 조금 덜 넣으면 대강 200g쯤 될 거라고 생각하고 만들었다. 만들 때는 대략 반을 넣었으니까 250g쯤 되려나? 어쩐지 많더라;;

물이 끓으면, 소금을 물의 1%(2L면 2g) 정도 넣으면 된다(레시피에는 4작은술이라고 쓰여있다). 소금을 넣은 다음엔 올리브유를 넣어서 면이 달라붙지 않도록 한다. 스파게티면 봉지에 보면 끓이는 시간이 나와있는데, 내가 구입한 것은 8~10분이라고 아주 애매하게 되어 있었다. 그냥 8분으로 생각하고, 물에 면이 완전히 들어간 후 7분이 경과했을 때 꺼내서 중간을 잘라보았다. 중간을 잘랐을 때, 한가닥 실선이 보이면 알덴테라는, 적당히 잘 익은 상태라고 한다. 7분이 경과했을 때 살펴보니 적당히 된 것 같아 8분에 건져냈다.



3. 물론, 면을 삶는 동안에는 소스를 준비해야 시간이 맞다. 우선,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마늘 다진 것을 볶는다. 센 불에 볶으면 마늘이 달라붙으니까 약한불에 볶으면 된다. 그러다가 마늘향이 나면서 마늘이 약간 노릇노릇해진 느낌이 나면, 양파를 넣고 볶는다. 양파도 노릇노릇해지면, 토마토를 넣는다. 레시피에 따르면, 토마토 모서리가 살짝 뭉개질 정도에서 불을 끄라고 되어 있다. 먹었을 때 토마토 속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정도가 가장 맛있다나? 그러므로 면이 삶아질 시간과 잘 맞춰서 소스를 만들어야 한다. 시간 조절이 힘들다면, 양파까지 넣은 상태에서 조금 기다리면서 시간을 맞추어도 될 듯 싶다.



4. 토마토가 살짝 익었을 때 삶은 스파게티를 넣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추어 골고루 섞어주면 된다.


그러면 완성!

이제 맛있게 먹어주면 된다! 2인분이 생각보다 많아서 힘들게 먹었다 (...) 누군가 같이 먹을 사람이 있었다면 좋았을지도.



나는 그다지 먹는 것에 집착하는 편은 아닌데, 요리는 그럭저럭 적성에 맞는 느낌이다.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좋은지도 모르고. 돈이 많은 부인님을 만나서 살게 된다면, 그럭저럭 전업주부를 해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기분. 뭐,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그렇게 되기는 힘들 것 같긴 하지만. 어쨌든, 미래의 부인님에게 내가 만든 걸 먹이려면 연습을 좀더 해둬야겠지 (..)

다음은 크림소스? 햄 스파게티? 뭘 만들어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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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으악 at 2006/08/09 23:13  r x
맛있겠다 츄릅.......ㅡㅠㅡ 별로 안 만들어봤다면서 왜케 그럴듯해! 천재! 퉤퉤퉤
Commented by 아즈 at 2006/08/10 10:16  r x
으악/ 스파게티는 별로 안 만들어봤는데, 국수는 무지 많이 만들어봤어 =_=; 아마도 조금씩 경험이 쌓이는 게 아닐까(..) 어쩐지 적성에 맞는 느낌;
Commented by liyukw at 2006/08/10 12:33  r x
맛있겠어요
Commented by 아즈 at 2006/08/11 02:34  r x
liyukw/ 네 괜찮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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