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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나서다
2010/07/13 22:26 | Travel/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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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간: 2010/1/24~2010/2/21
여행지: Viet Nam, Cambodia, Laos

2009년에 접어들 때까지도 나는 진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었다. 그 전 해에 전공 공부를 계속 하면서는 어렴풋이 물리학 전공으로 미국 대학원에 진학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물리학 전 분야가 다 재미있었고, 대학원에서 계속 공부해 나갈 한 분야를 정하는 것이 무척 어렵게 느껴졌다. 결정해야 할 시간은 다가오는데, 계속해서 그런 고민을 하다보니, 한 세부분야에 투신해 지식의 영역을 넓혀가는 학자로서의 커리어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또한, 그 당시에 내 주변에서 상아탑에서의 삶을 살기로 결정한 분들의 이야기와 그 분들의 인생을 보고 들으면서 그런 고민을 더 하게 되었다.

결국, 나는 그 해 하반기에 좀 더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취업도, 유학도 아닌 전문대학원에 진학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약 8개월 간의 수험생활이 이어졌다. 짧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했고, 결과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그리고 약 한 달 동안 취업 스터디를 하고, 관심있는 기업의 설명회에 참석했으며, 이력서를 내고, 두 번의 인터뷰를 했다. 그리고 내가 지원했던 전문대학원에서 합격 사실을 확인했다.

아마 한 달 정도 여유를 가지면서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았던 것 같다. 그리고 두 달 동안 풀타임 인턴 일을 수업 하나와 병행해서 수행했다. 그리고 여행 준비를 하고, 새로 입학할 학교의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고, 정신없이 여행을 떠났다.

이집트를 갈까, 네팔에 다시 갈까 고민하다가, 태국 이외에는 돌아보지 못한 인도차이나 반도에 있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를 가기로 했다. 베트남에서 스탑오버를 하며 짧게 돌아본 Y군의 극찬에 베트남에 대해 기대가 생기기도 했다.


이번 여행으로 내가 방문한 국가가 16개국으로 늘었고, 그럭저럭 배낭 여행자로서 어떻게 다녀야 하는지 알 만한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딱히 어려운 점은 없었지만, 그만큼 과거의 여행에서 느꼈던 흥분도 많이 줄어들었던 것 같다.

여전히 재미있긴 했지만, 단순히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운 것을 보고, 새로운 것을 먹고,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내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가고, 변화시켜 가고 싶었다. 그러던 중 베트남 호치민시(사이공)에서 캄보디아의 시엠립으로 가는 길에 UN Human Rights의 지프를 만났다. 앞으로 새로운 나라에는 이렇게 가고 싶었다. 보고, 듣고, 현지인들과 교감하는 간접적인 영향에서 벗어나, 내 손으로 능동적으로 사회에 영향을 주고 싶었다.

그렇게 이 여행은 내가 이런 생각들을 진전시키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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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6/30: W
2010/06/30 03:50 | Life/Life in 2010
두 번째 보지만 너무도 섬뜩한 영상.




     
 


2010/6/5: Why, why, why
2010/06/05 03:20 | Life/Life in 2010
이곳에 처음 도착해서 새로운 시작에 대한 각오를 다지던 기억이 생생한데, 벌써 이번 학기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려운 것보다는 양이 많아서, 이해할 것 보다는 암기해야 할 것이 많아서 허덕이다 보니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가 버렸다. 그런 와중에도 나는 항상 행복함과 마음의 평온함을 유지하려고 했고, 그래서인지 조금 지치기는 했으나 녹아웃 되어 버리지는 않은 것 같다.

여기서 해야할 일이 많으니 바깥 세상과는 일정부분 단절되어 살아가게 된다. 물론, 내가 하는 일에 집중하고 잘 해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런 단절에서 오는 불충족이랄까, 그런 느낌이 든다. 나는 나의 경험으로 구성되므로 내가 학부 때 공부했던 물리학이나 기업에서 맛봤던 비즈니스에서 익힌 프레임을 통해 내 주변을 바라보게 된다. 지금의 나는 '왜 이것을 하는지'에 대해 세 가지 이유를 들어 멋있게 설명할 필요도 없고,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대답할 필요도 없다. 진심인지의 여부를 떠나, 확고한 커리어 플랜과 그것을 백업할 논리와 논거들이 필요했던 비즈니스 세계와는 너무 다르다. 어쩌면 진심이 아닐 수도 있는 그런 미려한 말들에 어려움을 느끼기는 했지만, 그런 것들이 거의 완전히 결여된 지금의 생활에서는 그런 논리적 프레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보면 황량한 벌판에서 혼자 살아남아야 하는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스스로의 포지셔닝과 마케팅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논리가 필요한 건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그런 고민은 크게 할 필요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주어진 트레이닝 과정을 잘 따라가서 그것들을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트레이닝이 끝난 시점에서는, 그리고 나만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싶다면, 비즈니스에서 필요한 포지셔닝과 마케팅은 필수다.

내가 왜 이것을 하고 있고, 왜 그것을 하고 싶고, 왜 내가 거기에 적합한 사람인지... 그런 생각들이 미래를 개척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현재의 힘든 생활을 헤쳐 나가는 데에도 든든한 버팀목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들이 지금의 나에겐 결여되어 있다.
Commented by Jamie at 2010/06/27 19:32  r x
포스팅을 늦게 확인했어요. 지금쯤이면 여름방학을 만끽중일지 궁금하네요. 그래도 스스로에게 이따금 'Why?'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 만해도 스스로의 발전을 위한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해요. :) (...7월초 혹은 중순에 블로거 모임 간만에 할까 하는데 그 때 뵐까요?)
Replied by 아즈 at 2010/07/07 17:04 x
상반기는 참 길었네요. 2010년도 절반이 지나갔는데, 돌아보면 참 많은 것을 한 것 같기도 하고...

언제나 motivation의 문제는 어려운 듯한. 모임 오시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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