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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2011/08/25 02:34 | Life/Life in 2011
우리나라에서 모든 국민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사회적인 합의가 된 복지로는 교육과 의료가 있다. 교육의 경우 초등학교 및 중학교가 '의무교육'으로 모든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또한, 의료는 국가의료보험을 통해 모든 국민에게 제공되고 있다. 의료 역시 교육과 마찬가지로 보편적 복지에 해당한다. 이번에 결국 국민투표까지 가게 된 무상급식 이슈는 의무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급식이 과연 의무교육에 포함되는 사안인지 아닌지 여부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했다. 즉, '의무교육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가'가 주된 이슈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의무교육을 받기 위해 직접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넓은 관점에서 교육 서비스와 통합해서 '의무교육 패키지'로 제공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즉, 모든 국민들이 누구나 불편함 없이 의무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교육 서비스를 비롯하여 교육을 받는데 필요한 각종 물품들(준비물), 교육을 받는 중에 하는 식사 등을 함께 '패키지'로 제공해야 한다고 본다. 그것이 모든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제공하는 교육인 '의무교육'의 이념에 맞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 대한 반론으로는, 첫째로 직접적인 교육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의무교육에 속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있을테고, 둘째로 '의무교육 패키지' 주장에는 동의하지만 재정적인 문제로 직접적 교육 서비스 외에는 제공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있을 것이다. 이것들은 가치판단 문제이므로 충분한 논의를 통해 합의를 하고, 그것이 어렵다면 지금과 같이 주민투표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교육'이라는 보편적 복지의 범위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 이번 '무상급식' 이슈는 결국 정치논쟁으로 변질되어 버렸다. 어린아이 편 가르기도 아니고, '나쁜 투표'라는 건 대체 무슨 표현인지? 세상은 나쁜 사람과 좋은 사람으로 양분되는 것일까? 그리고 해당 이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기 위해, 무상급식이라는 이슈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공직을 투표결과에 거는 행위는 이번 투표를 도박판으로 만들겠다는 것일까? 내 개인정보는 어떻게 알았는지, 투표를 독려하는 문자를 받고는 황당하기 그지 없었다. 정말 진지하고 심도있는 논의가 있어야 하는 시점에 어린아이 장난 같기만 한 이런 정치싸움은 유치하기만 하다. 우리 아이들 밥을 굶겨야 되겠냐는 둥, 망국적 세금폭탄이 될 거라는 둥, 선정적인 구호를 남발하는 정치권을 보며 굉장히 모멸감을 느꼈다. 나를 포함한 국민들을 그토록 유치하고 바보로 보고 있다는 의미일 테니까. 가치판단도 하지 못하고 그런 선정적인 문구들을 보면서 편가르기나 하는 그런 사람으로 취급받는 불쾌한 기분이다.

어쨌든, 이번 국민투표가 무산되면서, 예정대로 초등학교 및 중학교에서 무상급식이 단계적으로 실시될 것이고, 서울시장은 시장직을 사퇴해야 되는 상황이 되었다. 최근에 인터넷에서 발생하던 마녀사냥이나 악플들도 많이 자정작용이 일어나고 있고 네티즌들도 예전에보다는 성숙해져 가는 것 같은데, 이번 국민투표와 같은 경험이 쌓이면서 우리나라의 정치적 논의들도 좀 더 성숙해지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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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흐름
2011/08/11 04:06 | Life/Life in 2011
요새 학부 때 대학을 자주 방문해서 예전에 의학교육입문검사 시험공부를 했던 도서관 열람실에서 책을 읽곤 한다. 2년 전에 시험을 앞두고 바로 그곳에서 공부에 열중했었는데, 어느새 2년이란 시간이 흘러버렸다. 그 때와 지금, 별로 변한 게 없는 것 같다. 의학교육입문검사나 법학교육입문검사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그렇고, 법전을 펴놓고 행정고시인지 사법시험인지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도 그렇고. 열람실의 인테리어도 별로 변함이 없다. 심지어 2년 전에 내가 시험공부를 하던 때, 의대편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며 생물학 텍스트를 읽던 나에게 말을 걸었던 아저씨도 여전히 그곳에서 공부하며 학생식당에서 밥을 먹고 계셨다. 하지만 나는 그곳에서 더이상 일반생물학을 공부하지 않는다. 책을 읽거나 의학 관련 텍스트를 조금 읽으며 마음 편하게 열람실을 이용한다. 의학교육입문검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나 혼자만 타임워프를 한 것 같은 기분.

그렇지만 오늘 등록금 고지서를 출력하면서, 나 역시 이 세상에 충실하게 발을 딛고 있으며, 그다지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게 해준 학교에 감사할 따름.

별 내용은 없지만, 그냥 일상의 기록.

     
 


새로운 카페 비즈니스 모델이 생겨날까
2011/08/11 03:50 | Thoughts/Essay & Article
카페가 없었던 때는 도대체 어디에서 시간을 보냈을까 싶을 정도로 카페가 많이 생겼고, 또 많이 이용하고 있다. 스타벅스가 없던 시절엔 도대체 어디서 사람을 만나고, 시간을 때우고, 이야기를 나누고, 모임을 가졌을까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도저히 갈 데가 없었지 않았나 싶다가도, 어렸을 때 생각해보면 민들레영토, 패스트푸드점 같은 데서 주로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학림 다방이나 홍차 전문점, 기타 작은 카페들도 생각나긴 한다. 한 때 민들레영토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민토의 성공기를 다룬 책들이 출판되고, 해외 진출도 모색한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그런 바람은 어느새 잦아들었다.

사실, 민토를 이용하던 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동일하다. 적당히 시간을 보낼 수 있고, 누군가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간단한 음료를 마실 수 있고, 간식거리를 먹을 수 있는 것. 즉, 밖에서 누군가와 생리적 욕구를 해결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원하는 것이다. 점점 갈 수록 '누군가'에 '자기 자신'도 들어가게 되어, 혼자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원하는 사람도 늘어난 것 같다.

이런 사람들에게 민토는 '입장료' 개념을 적용해서 공간과 음료, 간식거리(컵라면)을 제공했다. 하지만 요즘의 카페는 상당히 다른 과금체계를 가지고 있는데, 공간에 대해서는 과금하지 않고, 대신 높은 음료 가격을 통해 공간을 제공하는 데 쓰이는 비용까지 커버하고 있다. 물론, 케이크나 베이글, 샌드위치 같은 간식거리도 제공한다. 민토에서는 컵라면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식사를 주문할 경우 추가로 과금하는 체계로 되어 있었다.

내가 최근 몇 년 사이에 가본 모든 카페는 공간에 과금하지 않고 음료에만 높은 가격을 매겼다. 하지만 내가 카페를 이용하는 이유는 공간에 대한 욕구가 음료에 대한 욕구에 비해 결코 작지 않다. 카페를 선택하는 조건으로도 공간의 미적인 아름다움이나 편의성이 음료의 질과 비슷한 중요도를 가지는 것 같다. 카페는 경험을 파는 비즈니스인데, 오직 음료나 음식에만 과금하는 것은 굉장히 이상해보인다. 물론, 다른 업종 - 예를 들어 옷가게나 휴대폰 판매점, 병원, 전자제품 판매점 등등 무엇을 살펴보더라도 인테리어 등 이용자의 총체적 경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에 과금하지는 않지만, 이런 곳에서 이용자가 직접적으로 구매하는 것인 상품이나 서비스이고, 카페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공간에서의 경험'에 대해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유사 업종인 음식점의 경우도 음식에만 과금하고, 공간에 대해서는 과금하지 않게 되어 있다. 하지만, 음식점의 경우에는 공간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먹어야 하고, 무언가를 먹지 않고는 공간을 이용하지 못한다는 면에서 카페의 경우와는 다르다. 카페는 음료를 구입하지 않아도 공간을 이용할 수 있고, 오히려 공간을 이용하기 위해서 음료를 구입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을 것이라는 점이 일반적인 음식점과는 다르다. 이런 경우에는 공간을 적극적으로 상품화 할 수 있지 않을까?

공간을 상품화한 경우가 바로 모임 전문 공간인 토즈인데, 이곳에서는 민토 방식을 따라 일정 공간을 일정 시간 동안 사용하도록 하고 있고, 이용료에 음료를 포함하여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토즈는 기본적으로 단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고, 스터디 등 목적을 가지는 모임에 적합한 형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개인이 카페에서 얻고자 하는 공간에 대한 욕구를 해결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결론적으로, 이쪽 업종에서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가지고 카페와 유사한 새로운 서비스 및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할 수 있을 것 같고, 또한 카페 이용자들의 요구를 잘 이해하면 다른 업종에서도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를 구현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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