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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일 노트북 앞에 앉아 데이터와 씨름하다가 조금 늦게 퇴근했다. 이번 주, 학교에서라면 시험기간일까. 하지만 그런 것, 지금은 별로 상관없는걸.
집에 와서 스파게티를 만들었다. 글쎄, 스파게티를 만드는 것이 이제는 그럭저럭 익숙해졌달까. 라면을 삶는 것보다는 번거롭지만, 조금만 신경쓰면 제대로된 요리를 먹을 수 있으니까. 대강 머릿속에 들어있는 레시피대로 조리를 한다. 냉장고에는 이럴 때 마시려고 사놓은 밀러 캔이 들어있다. 피곤해서 알콜은 조금 자제할까 했는데, 마땅히 마실 것이 없다. 늘상 그렇듯이 혼자 앉아서 혼자 만든 요리를 먹는 것이 조금 허전해서, 바흐 같은 걸 대강 틀어놓는다. 때론, 가사 없는 음악이 듣고 싶을 때가 있다.
무언가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잔뜩 있는데, 지금으로서는 그럴 열정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나는, 재미있는 것을 하고 싶을 때 해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재미 없는 것을 하고 싶지는 않다고, 그런 일로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나는 내 앞에 놓여진 인생의 열두 방향 앞에서 길을 잃고 만다.
열심히 사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방향을 잡는 일이다.
인생에서 얻을 것이 돈, 명예, 권력 따위뿐일까? 그것들만을 얻기 위해 나의 소중한 인생을 바쳐야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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