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色卽是空 空卽是色...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에 이런 구절이 있다.
지금까지 집착, 화, 탐욕 같은 것들을 내려놓고자 했다. 색즉시공. 모든 것은 흘러가는 것으로, 변하고 사라질 것이다. 집착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내려놓으려 했던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내려놓고, 비우고, 차분히 바라보고자 했다. 모든 것이 흘러갈 것이고, 언젠가는 사라질 거라면 무엇이 의미있는 것인가? 사실 그런 허무함 때문에 대학 올 때 물리학을 공부하기로 했던 것 같고. 자연 법칙은 변해도 자연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공부한다고 그런 생각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런데 공즉시색은 항상 빼놓고 생각했다는 걸 깨달았다. 내려놓는 것 자체도 무척 어려운 일이라 그랬겠지만. 화나고 답답한 일이 있어도 그 감정을 내려놓는 게 쉽지가 않았다. 그런데 이제 그 다음이 궁금하다. 내려놓고, 색이 곧 공이라고 여겼지만, 공이 곧 색이라는 건 도대체 무슨 뜻일까. 도대체 무슨 뜻일까... 모든 것은 흘러가는 것이다. 흘러가는 것이 모든 것이다? ... 궁금하다.
사람이 살다보면 '내가 도대체 왜 이렇게 열심히 이걸 하고 있나' 하는 회의가 들 때가 있다. 중년의 위기라는 것도 '내 인생이 무슨 의미인가' 하는 고민에서 온다고 하지 않나. 공즉시색 네 글자에 그 의미를 다시 찾아줄 방법이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