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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인간의 의식은 지성, 감정, 의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기쁨이나 고통은 감정에서 나오고, 사물에 대한 인식은 지성에서 나오고, 행동은 의지에서 나온다. 불교의 목적이란 다름 아닌 '어떻게 하면 이 세 가지를 조화롭게 사용해서 이 세상에 도움을 줄 것인가?'이다. 이것은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의식의 균형을 상실하면 큰 문제가 발생한다. 다시 말해 지성, 감정, 의지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거나 조화롭게 쓰지 못하면, 오히려 우리의 본성을 발견하는 데 장애가 될 뿐이다. 그리하여 바른 길을 잃어버리고, 내 인생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삶까지 고통으로 몰아넣게 되는 것이다.
불교는 여기에 세 가지 처방을 제시한다. 바로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가 그것이다. 이 처방들은 우리를 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 종국에는 우리의 본성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 숭산스님, <선의 나침반> 1권 p.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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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 감상문 같은 걸 적는 것도 꽤 오랜만인 것 같다. 그동안 진득하게 책을 읽을 시간이 없었다고 하면 핑계일까. 전역 전에는 대체로 토플 준비를 하느라 바빴고, 전역 후에는 운전에, 윈드서핑에, 인턴 자리 이력서 쓰고, 인터뷰 받고 하느라 바빴으니까. 그게 끝나고는 주중에는 늘상 컨설팅 일에 묶여 있었고, 주말의 남는 시간에는 사람들을 만나왔으니 독서가 쉽지 않았다. 어쨌든, 전역하고부터 틈틈이 읽어왔던 '태엽 감는 새'를 드디어 다 읽었달까.
'태엽 감는 새'는 하루키 작품 중 톱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작품으로, 다른 작품은 대체로 여러 번 읽었지만, 이 작품은 4권이라는 분량의 압박 때문에 여러 번 읽어보지 못한 책. 한번쯤 다시 읽어보고 싶어서 꺼내들었는데. 네 권의 부제는 다음과 같다.
1권. 작은 삶 큰 의미
2권. 욕망의 뿌리
3권. 나는 누구인가
4권. 사람은 누구나 태엽 감는 새
'태엽 감는 새'는 단란했던 부부의 생활에서 출발하여, 고양이가 사라지고, 아내가 가출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고양이는 대체 왜 사라졌고, 어디로 간 것일까. 아내는 왜 가출했고, 어디로 간 걸까. 그러한 인과관계들이 점점 알 수 없게 되어버리고, 모든 일들, 모든 의식 속의 일들이 얽혀버리게 된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하루키 작품이라면 '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를 꼽는다. 하지만, '상실의 시대'는 소설로서는 조금 레벨이 떨어진달까. 하루키의 소설가적 진가를 알려면 적어도 '해변의 카프카', 나아가 '태엽 감는 새'를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태엽 감는 새'는 적지 않은 분량에 현실과 비현실, 과거와 현재, 자신과 타인이 촘촘하게 얽혀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관련 없어 보이는 작은 것들의 관계가 서서히 드러난다. 그런 거대한 구성 앞에서는 할 말을 잃고 만다. 이만한 작품을 쓸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래서 나는 '태엽 감는 새'를 읽어보지 않고 하루키의 소설을 평가 절하하는 사람을 이해할 수가 없게 된다.
하루키의 주인공들은 사회적 지위 같은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금세 사라지거나 공허한 것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세상에 중요한 것은 하나도 없고, 모든 것이 허무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렇게, 하루키의 소설이 '허무하고 진한 상실감 때문에 싫다'고 하는 사람을 많이 보아왔다. 하지만, '태엽 감는 새'의 사라진 아내를 찾으려는 오카다 도루의 이야기를 읽고 난 후에는 그다지 그런 말을 하지는 못할 것 같다.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도 하지 않는 법이니까.
수년간 함께 자고, 함께 식사하고, 함께 살아온 아내에 대해 과연 자신은 무엇을 알고 있었는가, 하고 오카다 도루는 자문한다. 과연 타인에 대해 안다고 하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는 걸까. 함께 살면서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비밀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런 것들을 깨닫고 나면, 잠시 세상이 어지러워지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그 전에, '나는 누구인가'. 그것조차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면, 우리는 과연 어디에 발을 딛고 살아가야 하는 건지 모르게 된다.
소설의 시작에서 주인공 오카다 도루는 로시니의 <도둑 까치> 서곡을 휘파람으로 불며 스파게티를 삶는다. <도둑 까치>는 후에 결정적인 길잡이 역할을 하는 호텔의 보이가 휘파람으로 부는 곡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보이의 정체는 결국 그 자신이 아니었을까. 누가 누구를 인도 하는 건지, 잘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 무수한 상징들과, 무수한 관계들이 얽혀서 만들어내는 한 편의 '연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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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카레카노 DVD를 꺼내보면서 한편으로는 내가 많이 자랐구나 싶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과연 변한 게 뭘까 자문하게 된다.
잊고 있었는데 말이야.
조금씩 느낌은 달라져가지만, 그래도 좋아.
이 대사, 아리마의 것 같은 기분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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