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근길에 들리는 라디오에서도, 인터넷에서 뉴스를 봐도 그렇고, 요새 군대를 18개월로 줄이는 것은 무리, 라는 국방부의 주장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이유는 전투력 유지가 어렵다는 것. 그래서 기존 24개월(현재 단축중)에서 6개월을 줄이는 것은 힘드니까, 2~3개월만 줄이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걸 가지고 논쟁하는 사람들도 전투력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고, 개인적인 경험을 섞어서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고, 옛날에 3년씩 복무하던 이야기를 꺼내기도 한다. 하지만 저마다의 관점으로 이야기하기 전에,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기간을 정하는 기준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 국방부 입장처럼, 전투력 유지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군대 기간이 길면 길 수록 좋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의 희생으로써의 '의무'가 무한정 커질 수는 없기 때문에 무한정 길게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의무의 적정선은 어느 정도일까? 지금처럼 군대 간다고 우울해 하면서 매일 술마시고, 애인이랑 헤어지고, 공부 하다가 머리 굳어진다는 등 여러 가지 고민을 머리 싸매고 하지 않을 수 있는 적정선은 과연 얼마일까? 나는 1년이라고 본다. 1년이라면 대입 때 재수를 한 셈 쳐도 되고, 대학을 다녀도 군대 안 간 사람과 1년 차이밖에 나지 않으며 여자친구랑 자의반 타의반으로 헤어지지 않고도 버틸 수 있는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설문조사를 해봐야 되겠지만, 이 정도 기간이라면 국가를 위해 기꺼이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마음을 좀 더 가지고 입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따라서, 의무복무를 18개로 줄이는 것이 무리라는 국방부의 입장은, 의무를 다하는 개인의 입장보다는 전투력 유지를 더 높은 가치로 설정한 결과다. 국민의 희생을 하찮게 여기지 않는다면, 복무기간을 원안대로 줄이고, 전투력 유지는 현재 시행하고 있는 연장복무제도를 강화하면 된다. 연장복무제도는 월급을 주고, 복무기간이 끝난 의무병을 부사관으로 진급시켜 계속해서 복무하게 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를 통한다면 전투력 유지를 달성할 수 있다.
물론, 연장복무제도를 쓴다면 예산이 더 필요하겠지만, 예산을 더 쓰지 않기 위해 의무병의 복무기간을 늘이는 것은 예산을 절약하기 위해 수많은 대한민국 남성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시민사회에서 의무에는 권리가 따르는 법인데, 현재 국방의 의무에 대해서는 어떠한 권리도 인정되고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실행중인 복무기간 단축 계획을 수정하는 것은 국가가 개인의 권리를 하찮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