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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s atom
2009/11/23: Flu 3
2009/11/23 22:30 | Life/Life in 2009
주말엔 오랜만에 체스모임 사람들을 만났다. 이태원의 벨기에식 레스토랑 미뇽(Mignon)에서 벨기에식 홍합탕과 크록 무슈, 버섯 오믈렛 따위를 먹었다. 홍합탕은 맛있게 먹었으나 어디가 벨기에식이란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올리브유가 들어간 것을 제외하면, 원래 홍합탕이란 것이 만국 공통인 건가 싶기도 했다. 내년엔 결혼할 것 같다는 선배가 두 분이나 있어서 흥미롭게 이야기를 들었다. 외교관과 결혼하게 될 것 같다는 선배는, 결혼 후 재외공관으로 갈 것 같다고 하기에 방학 때 꼭 놀러 가리라 다짐했다. 배우자 되실 분이 프랑스 어를 잘해서 아무래도 스페인 어가 주인 남미보다는 아프리카 쪽으로 가게 될 것 같다는데, 나는 어느 쪽이든 한 번쯤 가보고 싶던 곳이라 부럽기만 했다. 맛있게 먹고 나와서는 며칠 내로 홍릉에 있는 八先生에도 방문하기로 말을 맞춰놓고는 지하철을 타고 헤어졌다. 어쩐지 감기 기운이 조금 남아있는 것이 오래가고 있어 느낌이 개운치 않았다.

전날 일찍 들어와 쉬었는데도 컨디션이 별로라 하루 종일 기분도 썩 개운치 않았다. 몸 상태는 그저 그랬지만 신종플루에 걸려 격리된 학생에게 전달하려는 목적으로 수업을 녹음하기 위해 강의실에 들러 교수님과 이야기를 조금 나누었는데, 오랜만에 수업의 흥분이 느껴졌다. 지금도 수업을 듣고 있긴 하지만, 뭔가 교양수업에서 느껴지는 느낌과 전공수업에서 느껴지는 긴장된 느낌은 좀 다르다. 조금은 그런 긴장감이 그리웠고, 저녁 시간에 르네상스와 근대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과학의 세계로 다시금 돌아가고 싶어졌다. 지금의 나에겐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같이 인체 해부도 연습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여전히 감기 기운이 있는 듯싶어 빨리 자야 할 것 같은데도 그렇지 못하고 있다.
Commented by Jamie at 2009/11/24 01:07  r x
푹 자는게 건강에 최고 -_-b
Replied by 아즈 at 2009/11/24 21:50 x
그렇죠.. 역시 숙면이 최고ㅎ

     
 


2009/11/20: 무엇을 해야할까요
2009/11/21 01:37 | Life/Life in 2009
시간이 되는 인턴들 몇몇이 모여 저녁으로 중국음식을 먹었다. 소동파가 즐겨 먹었다는 상해요리로, 삼겹살 부위를 이용한 '동파육'과 동북지방의 대표적 요리로 찹쌀로 만든 북경식 탕수육 '꿔바로우'를 주문했다. 식사는 새우볶음밥, 해물볶음밥, 자장면 등을 시켰다. 나는 자스민차에 중국식 볶음요리를 먹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맛있게 먹었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오고 갔는데, 역시 짧은 인턴기간이 끝나고는 무엇을 할 예정이냐는 이야기도 포함되었다. 이맘 때의 청년들의 고민이란 주로 '무엇을 해야하는가'인 것 같다. 진로상담 게시판 같은 것에도 끊임없이 올라오는 질문이 '공대 대학원 가서 박사학위를 할까요 로스쿨을 갈까요' 같은 것이다.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하는 걸까.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해야하냐'고 묻는다. 하지만 나는 먼저 '어떻게 살아야 하냐'고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너무도 많은 일들이 있고, 그것을 전부 파악하기란 불가능하다. 엄청나게 많은 일을 파악하고, 그것을 택했을 때 장점과 단점들을 파악 후, 그런 삶이 자신에게 맞는지까지 고민을 해야한다. 이런 작업이 과연 가능할까?

공대 대학원을 진학해서 박사학위를 취득한다는 옵션이 끌린다고 가정해보자. 그렇지만 '현실적인 이유'(란 게 도대체 뭔지는 모르겠지만)로 로스쿨도 고려를 해본다. 그러다가 최종적으로 공대 대학원을 진학하기로 했다. 그러다가 또 불안해진다. 왜냐하면 '내가 아직 파악하지 못한, 나에게 더 맞는 다른 옵션이 있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에서다. 즉, '무엇을 해야하냐'고 묻게 되면, 모든 옵션을 파악하기 전에는 항상 불완전하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그렇지만 모든 옵션을 파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언제나 불완전하다는 느낌이 들게 된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를 먼저 묻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내 경우를 예로 들면, (과학)공부를 더 하고 싶고, 내가 하는 일이 세상에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면 좋겠다는 답을 했다. 그리고 나서, 이런 삶의 방식을 실현할 수 있는 '무엇'을 찾아나서면 된다. 그렇게 되면 컨설팅이 좋을까 메디컬 스쿨이 좋을까 변리사가 좋을까, 라고 묻는 것처럼 아무런 연관이 없는 질문은 던지지 않게 된다. 혹은 타인이 볼 때는 연관이 없는 옵션들일지라도 자신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식'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연관성을 가지게 된다. 애초에 이런 옵션들을 생각할 때, 자신의 원하는 삶의 방식을 실현시킬 수 있는 것만 고려하게 되므로 '무엇을 할 것인가'로 질문했을 때처럼 '나에게 더 맞는 다른 옵션은 없을까' 따위의 고민은 더이상 하지 않게 된다. 오히려 지금 내가 실현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옵션은 무엇인가, 같은 fact 중심의 판단이 필요하게 될 뿐이다.

따라서 좀더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먼저 생각하게 된다면 진로에 대한 고민은 좀더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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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9: House MD
2009/11/19 22:01 | Life/Life in 2009
별로 미드 같은 걸 챙겨보는 타입은 아닌데, 시험이 끝나고 가을즈음 부터 하우스(House MD)라는 제목의 미드를 보고 있다. Dr. House는 진단의학과 의사고, 한 회마다 하나의 메디컬 케이스를 다룬다. 뭐 생물 공부할 때 배웠던 내용들도 심심찮게 나오고, 이래저래 재미있기도 해서 종종 시간 날 때 보고 있다. 시즌 6까지 나왔다던가 하던데, 여튼 현재 겨우겨우 시즌2를 보고 있는 중.

얼마 전에 본 4화 TB or Not TB(TB: tuberculosis 결핵)에 아프리카인들의 결핵을 치료하기 위해 아프리카 대륙을 종횡무진하는 의사가 나왔다. 그가 제약회사에서 결핵 치료제를 얻어내기 위해 프리젠테이션을 하던 중 쓰러져서 하우스가 있는 병원으로 실려오게 된다. 그는 당연히 결핵이라고 하지만, 결국 하우스의 말대로 결핵뿐 아니라 다른 병 역시 존재했다.

뭐 병이야 어쨌든, 사실 하우스가 '세계를 구하는' 의사를 보는 관점이 신선했다. 모두들 결국 자신을 위한 일이라는 것. 어쩌면 아프리카에서 결핵과 싸우는 그처럼 세상을 구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도 내 진로에 영향을 미친 것 중 하나였을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이 무언가 세상에 영향을 미치고, 좋은 방향으로 바꾸어 나갈 수 있는 것이라면 가치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그런 게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

결핵을 치료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저개발국에서 수백, 수천만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결핵을 치료하는 일은 정말로 엄청난 양의 일이다. 그리고 그런 일을 하는 사람 '하나'가 걸린, '어려운' 질병을 치료하는 일 역시, 양은 많지 않을지 몰라도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닥터 하우스를 보며 어디서든 실력있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세상을 구하는 일'과 '세상을 구하는 사람을 구하는 일'의 접점을 보면서, 새삼 '어렵지는 않지만 양이 많은 일'과 '어렵지만 양은 많지 않은 일'을 비교하게 된다. 어떤 일이 더 가치있다고 이야기하긴 어렵다. 하지만 난 이미 전공을 바꾸면서 '어렵지는 않지만 양이 많은 일'을 한번 택했다. 물론, 어렵다거나 쉽다거나, 많다거나 적다거나 하는 건 상대적인 문제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자신이 하는 일(혹은 할 일)에 대해 흥미를 가지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Big Bang Theory도 시즌3이 나오고 있던데, 시즌2 보다가 중단하고 House MD를 보는 중.


아, 그리고 여담인데, 의학드라마처럼 한 회가 하나의 케이스로 구성이 될 수 있다면 드라마 제작도 수월하고 재미있을 것이다. CSI도 마찬가지 형식이고. 지금의 나는 사실 '케이스'라고 하면 '비즈니스 케이스'가 제일 먼저 생각난다. 경영 컨설팅이나 뭐 그런 걸 주제로 만든 미드는 없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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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실피드 at 2009/11/21 23:15  r x
난 플래쉬포워드를 몰아서 보고 하우스를 봤더니 remix된 희한한 꿈을 꿨다는...

--- save us~ --- save earth~ ㅋㅋ 내년에도 화이팅이네.
Replied by 아즈 at 2009/11/22 22:31 x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여튼 뭐든 섞어보는 것도 신선하죠 -_-;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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